한국일보

교육칼럼 도벽증

2006-07-17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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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행위로 인해 경찰에 연행되는 이들 중 클립토메니아로 불리는 도벽증은 도둑질을 하는 이유나 동기가 절도범과 전혀 다릅니다.
절도행위 때문에 보통 절도범과 같이 취급을 당하지만 그들은 아주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클립토메니악들은 충동적이고 참을 수 없는 불합리한 도둑질을 하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여 탐이 나서거나 필요해서보다 자신에게는 쓸모 없거나 필요 없는 것을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훔치게 됩니다. 흔히 남몰래 훔치는 데서 느끼는 쾌감을 즐기려고 도둑질을 하므로 보통 훔친 물건은 사용하지도 않고 팔지도 않고 있으며 보통 남에게 주거나 감추거나 비밀리에 돌려주기도 합니다.
Shoplifter들 중 아주 적은 숫자인 4% 정도가 이 도벽증 환자입니다.
도벽증 환자들은 훔치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자신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 충동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지의 여부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확실한 것은 계획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학생들은 특히 월경 전에 이런 증세가 더 자주 일어납니다. 도벽증은 무의식적인 복수나 공세의 표현으로 보기도 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나 약해진 충동감 절제를 못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도둑질을 함으로써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되찾고 자신들의 즐거운 어린 시절을 빼앗아간 부모에게 나쁜 짓을 하여 상징적 앙갚음을 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위험과 흥분이 내포된 도둑질을 하여 성적인 쾌감을 느끼려 하기도 하고
셋째, 사회에 대한 증오심의 표현으로도 봅니다.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논평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확실한 원인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bipolar disorder라고 알려진 조울증 중세중 환자가 조중을 앓고 있는 동안 자신이 하려고 하는 것을 전혀 제재할 수 없어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려면 잡힐까 하는 두려움과 불안이 앞서게 되는데 조증을 앓고 있는 당시에는 자신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이 있으므로 그 후에 있을 결과를 생각조차 않은 상태에서 도둑질을 하게 됩니다.
우선 약물치료를 한 후 이런 증세가 나타나게 된 원인과 동기에 의한 심리 치료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충동을 이기지 못하여 도둑질을 하는 경우 그 원인으로는 전두엽중의 한 부분인 orbital lobe이 출생시 망가지거나 사고로 다치게 되면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게 되므로 훔치려는, 혹은 갖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면 자제가 되지 않으므로 심한 도벽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도벽증은 물건이 필요해서도, 갖고 싶은 욕망에서도 아닌 숨겨지고 누르고 살아온 감정의 발작이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나오는 것임을 알아야 하는데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내게 되면 이 증상은 계속되어 경찰에 체포되는 등 망신스러운 결과가 있게 됩니다.
보통 절도행위를 한 후 집행유예 기간이 책정되는데 그때 다시 절도를 하게 되면 실형을 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것은 정신 심리적인 병이지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므로 야단을 치고 벌을 주어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13)484-0077

장 수 경
<임상심리학 박사·로이스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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