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놀우드공립학교 6학년 김재현 군
2006-06-27 (화)
’자녀와 함께 장난감 스토어에 간 아버지. 장난감 스토어를 신나게 돌아다니는 자녀들의 뒤를 쫓아가면서 무료한 표정이다. 그러다가 실제 자동차가 포장돼, 진열대에 놓여있는 모습을 정신없이 바라보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몇년전 유명했던 자동차 광고 중 한대목이다. 자동차는 ‘어리든 나이들었든 간에’ 남자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암시도 포함돼 있다.사실 어릴 적 자동차에 빠져들지 않았던 어린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재혁(11, 미국명 케빈)이에게 자동차는 꿈의 일부가 되었다.뉴저지주 놀우드의 놀우드공립학교 6학년인 재혁이는 흔히 말하는 자동차 매니아다. 스포츠카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앞으로 자동차 디자이너 또는 자동차회사 창업주가 되는 것이 꿈이다.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에 뒷모양은 스포일러를 넣고... 등등 11살짜리가 자동차에 대해서는 척척 박사다. 직접 자동차 디자인을 하는 것은 물론 이름있는 명품 차량의 마력수와 연비, 가격 등을 꿰고 있다.
어릴 적부터 자동차에 빠져있더니, 그림을 그릴 때마다 자동차를 그리고, 이제는 컴퓨터 포토샵으로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단계에까지 와 있는 것이다.재혁이가 말하기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한 소리가 ‘부-하’라고 한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Lamborghini Murcielago를 가장 좋아하고, Ferrari도 쿨(cool)해서 좋아요. 평상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자동차 이름들이 튀어나온다.얼마 전에는 아버지가 차를 구입할 때, 바퀴(wheel)는 이렇게 하고, 얼라인먼트는 저렇게 하라는 등 잔소리(?)를 해 아버지를 무식하게(?) 만들었다.
요즘은 자동차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엔진 등 메카닉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자동차 매거진도 여러 개 구독하면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버지 김기석(뉴욕 아이오나대학) 교수와 어머니 오지영 교수는 외동아들인 재혁이가 지나치게 자동차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하나에 몰두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을 알기에 못하게 막기 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라며 격려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재혁이는 올 여름에는 올드 처치(Old Church)가 주관하는 아트 스쿨에 아버지와 함께 등록해 기대가 크다. 스포츠카가 정말 멋있어요. 독일이나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자동차는 보기에도 좋을 뿐아니라 성능면에서도 미국 차를 뛰어넘는 뭔가가 있어요. 자동차에 대해 말문이 열리자, 조금이라도 더 설명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표정이다.
페라리 자동차에 새겨진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Sergio Pininfarina’처럼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만들거나 디자인한 자동차에 새기고 싶다고 말할 때는 눈이 반짝거린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