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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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에세이 대회 성인부 1등

2006-06-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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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리더 이며 해상의 천재였던 이순신 장군

제롬 피온크<55세, 펜타곤 국방부 중역, 전 미국육군대학 교수>

유명한 세계적 리더들의 특성과 영향력을 고찰해보면, 많은 공통점들이 드러난다. 모든 리더들도 사람이고 그러므로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도 몇 사람들은 진정으로 우리의 정신을 고취시키며 카리스마적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운 말과 행동을 통한 모범으로서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보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의 모범을 세움으로써 존경을 받는다. 이순신 장군은 바로 그러한 리더였다.

나는 한국에 자주 방문했었고, 사실 11년 동안 거주했었다. 대부분의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의 동상을 보았고, 실물 모양으로 복원되어 전시되어 있는 거북선도 견학하고 그의 업적에 대해서도 읽어 보았었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서 이 책자-이순신 장군, 그의 생애와 업적
에 대하여-를 읽고 나서야 이 장엄하고 사심 없는 분에 대한 감동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부 리더들은 겉으로는 위대한 리더십을 보여주지만 그들의 사생활에 있어서는 밖으로 보여지는 자질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순신 장군은 사심 없는(selfless) 애국심과 이타적인 행동의 전형적인 표본이다. 그가 감수해야 했던 조정의 질투와 사적인 공격들, 원균 장군과 일본의 첩자 요시라의 간악하고 위협적인 음모들은 결국 이순신 장군이 투옥되고, 백의종군 하게 됨으로써 모든 사회적 지위를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처우를 당하면서도 그는 진정한 애국자로 남았고 그의 나라를 위해, 외세의 압제로부터 나라를 구해내는데 헌신했다.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참고 견디어내었고 그리하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를 단순히 위대한 해전 영웅이나 군사 리더 보다는 ‘위대한 인간’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것은 그의 업적을 폄하하기 위함이 아니요,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난 진정한 ‘위대한 인간’으로 그를 인식하고, 그가 이끌었던 나라와 국민의 뒤에 그를 위치시키기 위함이다.
미국의 장군 죠지 패턴은 군사 지도자로서 최상의 소원은 전쟁의 마지막 승전에서 죽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그러했다. 1598년 11월 19일, 이순신 장군은 전쟁의 마지막 결전 중에 총탄을 맞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방패로 가려 적들이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보지 못
하도록 명령했다. 그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시점에서 그의 맏아들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말아라.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북을 치고 고동을 불어라. 깃발을 날리며 전진하라. 지금 싸움이 한창이다. 마지막 한 명까지 모든 적을 무찔러라. 이 하나의 행동만으로도 그의 내면의 애국심과 그의 나라에 대한 염려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결국 그의 나라는 승리
했다.위대한 리더를 판가름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그가 적과 동지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지느냐 다. 이순신 장군은 한국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가장 훌륭한 군/해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인정된다. 영국의 해군 제독 발라드, 일본 해군 제독 도고, 그리고 수많은 다른 이들이
그를 넬슨 제독과 동등한 인물 또는 군신(軍神)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우리의 정신을 고취시키는 인류의 가장 사심 없는 표본의 한 분으로 표현하고 싶다. 그것은 장군의 위대한 해전들과 승리를 통해 완전히 몰살당한 일본인 당사자들마저 그를 흠모하고 존경한다는
사실로서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다.

그러나 장군의 또 다른 면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의 피해를 최대화 하는 완벽한 천재성에 있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적군의 습성과 전투 지형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량 해전에서 쓰러진 마타시 장군의 시체를 내걸어 보인 것, 조류의 흐름을 아군에
게 유리하게 이용하여 규모가 훨씬 큰 적의 함대를 오히려 불리하게 만든 것은 이순신의 천부적 재능이다. 거북선 또한 그의 창조적 정신, 그리고 전투와 적들의 경향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장군의 일기는 역사가들에게 귀중한 자료이다. 그 일기는 리더십 철학의 유산이며,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일련의 견본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감동 받은 것은 식량도 부족하고 시설도 열악한 빈곤한 환경에서 훈련 받는 군사들을 지켜보는 장군의 가슴 아픈 심정을 사무치게 표현한 부분
이다. 자신의 아랫사람들에게 동정하고 공감하면서도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며, 힘 있는 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위해서 헌신하는 자세야말로 참다운 리더십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줄여 말하자면 그는 가족을 잃는 큰 비극을 겪고, 권력을 가진 통치자들에게 시련 받고, 부당하게 투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의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확신하면서 자신의 충성심에 진실했으며 그가 경멸하는 적에 맞서 부하들을 이끌었던, 나(我)가 없는
사람의 사람이었다. 마치 영화의 대본과 같은 삶을 살았던 그는 젊은 청년들, 그리고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유산과 진정한 감동을 남겼다. 마침내 이 위대한 인간을 만나게 된 것은 나의 영광이며, 그의 놀라운 삶에 대한 훌륭한 글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고 세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 위대한 리더에 대한 더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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