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법체류 학생 장학금 ‘뜨거운 감자로’

2006-06-0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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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단체들 체류 신분 안따지고 수여
최근 일부 기업선 합법화 증명 요구 경향

불법체류자 이슈가 미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미 기업들이 불법체류 신분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도 되느냐의 문제가 새롭게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미 전국 이민법센터에 의하면 현재 18세 미만의 불법체류자는 200만명이고 이중 6만5,000명이 이번 6월 고교졸업장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들에게 연방정부 무상원조인 그랜트, 학비융자, 일하면서 학비를 벌 수 있는 웍-스터디 프로그램 적용이 금지되어 있으며 캘리포니아, 텍사스를 비롯한 10개 주에서만 이들에게 유학생이나 타주 학생 등록금이 아닌 현지 거주인 등록금이 적용되고 있지만 그 외의 주들은 현지 고교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현지 거주자 등록금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체류 신분의 학생들은 파트타임으로 학비를 저축하거나 사설 장학금 펀드를 신청하는 식으로 좁은 문을 걸어 들어왔다.
이에 도움을 준 사설 장학금이란 미 대기업을 비롯한 비영리단체들의 장학금이었으며 여태까지는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커뮤니티 봉사활동이 뛰어난 자격자에게는 체류 신분의 합법화를 묻지 않고 소셜 시큐리티 번호나 택스 아이디 번호만 기입하면 수여되는 장학금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의 장학금 수여 풍토에 체류 신분의 합법화를 증명할 것이 첨가되면서 일대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다.
이번 6월 캘리포니아 샌호제의 제임스 릭 고교를 공동 발레딕토리안으로 졸업하게 되는 불법체류자 헥터 베가는 5,000명의 지원자중 250명에 선정되어 코카콜라 재단이 수여하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환호했다.
그러나 지난 2월14일 재단으로부터 체류 신분 때문에 2만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베가의 담당 교사들은 재단측에 연락하고 이민 변호사는 그가 현재 영주권을 신청중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서한을 코카콜라 장학재단 측에 보냄으로써 이 사태는 일단 장학금 수여 쪽으로 반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처럼 장학생 선발 때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을 아직도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지만 월마트사의 샘 월튼 커뮤니티 스칼라십처럼 최소한 1년 이상 영주권 소지자여야 한다는 조항을 첨가하는 등 미 기업들은 점차 불법체류 신분 학생에 대한 장학금 수여를 조심스러워 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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