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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공립교 가을학기부터 ‘시험 지옥’

2006-05-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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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주 간격 각종 테스트
07-08학년도부터 모든 학교 확대 실시

올 가을부터 뉴욕시내 최소 200여개 공립학교 재학생들은 6~8주 간격으로 각종 시험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07~08학년도부터는 뉴욕 시내 모든 공립학교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뉴욕시 교육청이 시내 공립학교에 대한 신규 평가제도 도입을 발표하면서<본보 4월12일자 A2면> 빚어진 현상으로 시 교육청이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해 교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엠파워먼트 스쿨(Empowerment School)’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데 따른 것이다.
이미 48개 자율학교(Autonomy Zone)를 운영하고 있는 시 교육청은 올 가을 150개 학교를 추가해 2006~07학년 동안 시범 실시한 뒤 2007~08학년부터는 시내 전 학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시험 홍수를 피해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07~8학년도부터 유치원~2학년은 현재 실시되고 있는 ECLAS와 유사한 형태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교사가 학생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단어와 문장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3~8학년은 현재 프린스턴 리뷰가 실시하는 중간 평가와 유사한 형태의 선다형 시험을 치르게 되며 학부모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문제지가 공개된다. 이외 9~12학년 고교생 대상 시험은 아직 시 교육청이 검토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시 교육청이 제시한 시험을 원치 않는 학교는 대안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대한 책임은 교장이 떠안게 된다.

기존 시험 방식과 다른 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현재 ECLAS와 프린스턴 리뷰의 중간 평가시험은 연 2회 실시되지만 앞으로는 연간 5회로 늘어나는 점, 결과 발표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던 기존 방식보다 앞으로는 최소 3일 이내 확인할 수 있도록 신속화 되는 점, 현
재 시행되는 시험의 출제 범위가 뉴욕주 표준시험과 동떨어져 있지만 앞으로는 주 표준시험과 연관성을 갖게 되는 점 등이다.

아직 시험 출제기관이나 시험문제의 유형 및 구성에 대한 시 교육청의 구체적인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미 일부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대책 회의가 시작된 상태다. 시험 해방을 주장하는 ‘타임 아웃 프럼 테스팅(Time Out from Testing)’ 단체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험 확대 실시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잦은 시험으로 인해 학생들의 불안과 긴장감이 높아지고 학업에 대한 의욕이 오히려 감소되는 역효과만 낳게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다음 달 6일 두 번째 대책 회의를 앞두고 있다.

한편 시 교육청은 공립학교 신규 평가제도 도입을 통해 학업성취도나 학교 수준 평가에 대한 그간의 단편적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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