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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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열 군 통해 들어보는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

2006-05-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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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특기생으로 명문 사립고 입학

오는 6월 독일 월드컵대회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뉴저지 출신 박현열(11학년, 미국명 알버트)군이 필립 엑스터 아카데미의 축구 특기생으로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뉴헴프셔주에 위치한 필립 엑스터 아카데미는 미 명문 보딩학교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사립학교다.

박현열군은 미국의 최고 보딩학교인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에 축구 특기생 장학금을 받고 재학중이다. 완전 수재거나 특권층 자녀들만 가는 곳으로 알려진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에 축구로 입학한 현열군의 보딩학교 입학에 대해 박군의 부모 박중련 공인회계사와 박명숙씨를 통해 들어본다.

“학생 선정에 까다로운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가 현열에게 입학을 허가한 것은 축구 실력, 추천서 그리고 에세이 때문입니다.”
박중련씨 부부는 남다른 축구 실력 때문에 아들이 엑스터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현열이가 축구를 시작한 것은 킨더가튼 시절인 5세 때부터.
그 나이에 가입할 수 있었던 구기 운동 팀이란 축구가 유일해 거주지인 뉴저지 오클랜드 레크리에이션센터에서 실시하는 축구단에 들어갔다.
1주일에 두 번씩 연습에 참가한 현열이는 서서히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또래보다 발이 빠르면서 공을 다루는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았다. 8세가 되면서는 코치의 추천으로 라마포 와일드 캐츠 축구 클럽에 가입했다.


라마포에서 축구를 잘한다는 아이들만 모인 이곳에서도 특출해 경기가 열릴 때마다 현열이의 활약은 팀 승리로 이어졌다. 온가족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일요 경기에 참석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클럽은 현열군이 계속 선수로 뛰게 했다.중학교 때부터는 버겐카운티의 최고 축구팀인 와이코프 톨피도스팀에 영입됐으며 13세에는 뉴저지주 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축구를 좋아하는 그는 버겐카운티에서 최연소 축구 심판 라이센스도 취득했다.
“미국 고교에서 축구 랭킹 20위안에 드는 라마포고에서 특기생으로 오라고 허가서를 보내왔습니다. 라마포 고등학교에서 당시 실력만 유지해도 미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은 거의 확정적입니다. 그때 현열이는 축구보다는 누나가 다니는 뉴저지의 특수 고등학교인 버겐과학고로 마음을 거의 굳혔었습니다.”

그러나 현열군은 7학년 여름 메릴랜드의 존 합킨스 대학에서 열린 CTY 영재 서머 캠프에 참가하게 되면서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 선배들을 만나게 됐다. 이때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 입학을 생각하게 됐고 고교 입학을 앞두고 입학 신청서를 제출했다.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의 하크네스 테이블(harkeness Table) 수업을 참관하면서 미국의 지도자들로 배출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확인했습니다.”
외아들을 고등학교 때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보내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3년이 다 되가는 지금은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란 이름보다는 그곳의 교육방식에 크게 감동하고 만족해 하고 있다고 박중현· 박명숙 부부는 입을 모은다.

하크네스 테이블 수업은 각 교실에 12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타원형의 탁상에서 학생들은 교사가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대신 학생들은 이 수업을 위해 많은 양의 예습과 복습이 필요하다.“처음에는 아이비대학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 엑스터 아카데미 입학을 좋아했으나 지금은 그곳에서 받는 최고의 교육에 만족합니다. 이 학교는 최고의 강사진과 초청강사로 높은 질의 교육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시킵니다.”현열이는 축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우등생이다. 초·중학교 때는 전교 1, 2위를 다투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지금도 엑스터에서 상위권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또 뉴햄프셔주 청소년 축구 대표 선수로 뛰고 있다. 9학년 여름방학 때는 볼리비아의 타후이치 축구교실에 참가했었다.

“축구아빠(Soccer Dad: 축구를 하는 자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고 자녀의 모든 게임을 지켜보며 후원하는 것)로 지내면서 현열이랑 많은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특히 2~4시간 운전해 가는 원정 경기를 할 때에는 축구는 물론 학교 생활, 친구, 가족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도 아들과 마음이 잘 통합니다.” 박중련씨 부부는 어느 월드컵 경기보다 아들이 출전하는 게임이 가장 재미있다고 밝힌다. 그리고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라는 엑스터 아카데미 교육 철학에 절대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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