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아메리칸 가정과 아동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인 아시안 아메리칸 아동· 가정연합(CACF)이 지난 2년간 이민자 학생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실시,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고교생으로 구성된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 옹호 프로젝트(ASAP)팀이 진행한 이 설문 조사 결과는 오는 5월22일 뉴욕시 교육국 발표 뒤 교육국 고위 관계자 및 정치인들에게 전달된다.
이 설문조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직접 실시한 것이어서 뉴욕시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더 정확하게 지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문 조사 결과 뉴욕시 공립학교에서 아시안 문화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며, 영어학습생(ELL)들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단순히 영어가 부족해 당하는 폭행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젝트 팀은 ▲학교 내에서 영어학습생(ELL)들을 위한 지원 교육 ▲학교내에서의 아시안 학생들의 문제점 ▲아·태평양 학생들을 위한 문화유산의 달 행사 등 교육 과정 분석을 목적으로 설문조사, 인터뷰, 리서치를 실시했다.
ASAP팀은 이를 위해 뉴욕시 공립 고교에 재학중인 학생 385명, 교사 46명을 직접만나 설문 조사했다.
■아·태평양 문화 유산의 달 설문조사 결과
학생 대부분이 역사나 문학 시간에 5월이 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임을 배우거나 이와 관련된 행사를 해본 적이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또 이를 알고 있는 학생은 14%에 불과했으며 학교에서 관련 행사를 갖는 비율은 1%로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설문 참가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역사나 문학 시간에 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다뤄주기를 바랬다.
■영어 미숙 학생을 위한 지원
영어학습생(ELL)들을 위해 보충 영어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ELL의 중퇴율이 22.6%로 일반 학생보다 높기 때문에 이들의 지속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영어학습생들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으며 쓰기와 읽기 실력 향상을 위한 보충 수업 기회를 필요로 하고 있다.
베이사이드 고교와 인터내셔널 고교, 존 바운 고교, 로어 이스트 사이드 프렙고교, 마타 밸 세컨더리 학교의 교사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ELL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쓰기가 48%로 가장 절실하며 이어 말하기 30%, 듣기와 읽기가 각각 11%로 꼽혔다.
교사들이 느끼는 ELL 필요 분야
쓰기 48%
듣기 11%
말하기 30%
읽기 11%
■영어 미숙으로 인한 폭행 피해
이번 설문조사에 참가한 비아·태평양 학생 78명의 64%가 아·태평양 학생이 폭행을 당하거나 괴로움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대답했다. 또 피해 학생의 92%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언어와 문화, 생김새 차이로 폭행을 당한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안책
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 홍보를 위해 아시안 작가들이 쓴 책이나 CD물, 교재물이 학교측에 공급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교육과정에 첨부되고 현재의 리젠트 시험에도 이와 관련된 문제가 제출되어야 한다고 조사단은 제시했다. 또한 아시안 문화 관련 연례행사나 에세이 대회, 홍보물 제작, 문화 공연, 영화상영 등이 실시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어학습생들을 위해서는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동료 학생들을 찾고 또 지도를 위한 기금모금과 사회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어학습생들의 대학 입학을 위해 무료 SAT준비반과 리젠트 시험의 정확한 번역 시험지 작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어 미숙으로 일방적으로 당하는 폭행이나 괴로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범 학교적으로 다양한 문화를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지적됐다. 이를 위해 인종, 피부색, 종교, 성, 가족 구성, 신체적 문제점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폭행이 저지되는 DASA(Dignity in All School
Act)가 정책으로 채택되어야 하며 학교 행동 규정에도 문화와 영어 부족을 이유로 한 언어나 신체 폭행 금지를 규제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민수 기자>
■ASAP참가 한인 학생 인터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시의 특징인 다문화 홍보와 이민자 학생을 위한 보호정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CACF가 실시한 ASAP에 참가한 한인 스티븐 최(라과디아 고교 10년)군과 마이크 연(베이사이드 고교 9년)군은 설문조사를 통해 아시안 학생이 언어 및 육체적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자원봉사도 하면서 교통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끌려 열심히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도 피해자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더 이상 피해 학생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 및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미국에서 태어난 스티븐군이나 초등학교 2학년때 도미한 마이크군은 어렸을 때 영어를 모르고 아시안이란 이유 하나로 언어 및 신체적 폭행을 당했고 밝혔다.
“이런 폭행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학교측에서 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어 그냥 지나갑니다. 괜히 잘못 대응했다가는 오히려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히는 경우도 있습니다.”이번 활동을 통해 문화차이를 이유로 이뤄지고 있는 폭행을 방지할 수 있는 정책 중요성을 배웠다는 두 학생은 앞으로 이를 홍보하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최군과 연군외에 중국, 티베트,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등 6개 국가 출신 학생 12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