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이 성전환자(트렌스젠더)를 포함하는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을 입학 및 채용심사에서 새로운 차별 금지 항목으로 추가한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행동 규정에도 이를 적용돼 앞으로 성전환 학생에 대한 어떠한 차별 행위도 공식적으로 모두 금지된다.
그간 하버드대학은 인종, 피부색, 성별, 성적 선호도, 종교, 연령, 출신국가, 정치적 신념, 장애, 참전군인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해 왔으며 이번에 성 정체성이 추가된 것이다.
트렌스젠더 법률 및 정책 기구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성 정체성을 차별 금지 항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학은 하버드 대학을 포함, 총 53개 대학에 달한다. 그간 하버드 대학의 각종 정책 결정은 미국 내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대학의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캠퍼스 종교단체에서 활동하는 일부 학생들은 성전환 학생에 대한 차별금지 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하버드 대학은 지난 1997년에도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 금지 요청을 시도한 바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트렌스젠더 학생 대책 기구가 학생과 동문, 교수, 교직원으로부터 공식 기구로 인정받으면서 큰 진전을 보이게 된 것. 대책 기구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동성간 룸메이트를 원칙 적용하는 전형적인 캠퍼스 기숙사의 모델에도 대학이 융통성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