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꿈이 영글어가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바이얼리니스트를 꿈꾸는 장은조(15 미국명 태미)양은 생활 자체가 음악이고, 바이얼린이다.
그녀의 손에는 항상 바이얼린이 들려있고,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바이얼린의 선율이 연상된다.
현악기 가운데 바이얼린은 형태적인 완전성이나 음향적인 면에서도 완벽한 악기로 손꼽힌다.외부의 곡선 하나에도 음향 원리가 반영되어 있으며 길이와 두께, 휘어진 각도까지도 이유없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고음의 강렬함과 저음의 애절함까지, 바이얼린의 음역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설명하는데 가장 적절하다.은조는 분신과도 같은 자신의 악기를 닮아가는 것일까. “바이얼린이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어요.”
은조는 4살때부터 바이얼린을 해왔다. 어려서부터 클래식음악을 들어왔고 무척 좋아했다.8살때는 콜든센터 크리스찬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으며 9살 때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에 다니면서 나오코 다나카 교수에게 사사중이다. 학교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는 우등생이다.
은조에게는 그 또래 친구들에게 보기 드믄 차분함이 있다. 공주병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세상사에 무심한 듯 보이지만 고운 성격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자립성이 강하고 리더십도 있어 누구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직접 몸으로 부딪혀 해결하는 성격이다. 다른 것은 양보도 잘하지만 은조는 바이올린에 대한 정열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뒤지고 싶
어하지 않는다. 수줍은 듯 얼굴을 잘 붉히는 은조의 어는 곳에 그런 열정이 숨어있는지,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진정으로 즐기는 것이다. 밝은 성격 때문인지 작곡가 중에서 모차르트와 차이코프스키를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얼마전 은조는 2006 롱아일랜드 필하모닉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틸스 퍼포밍 아트센터 힐우드 리사이틀 홀에서 6명의 최종 결선 진출자들이 경합을 벌인 롱아일랜드 필하모닉 콩쿠르에서 멘델스존의 바이얼린 협주곡과 바흐의 바이얼린 소나타 1번을 연주, 우승을 차지했다.
롱아일랜드 필하모닉 콩쿠르는 3년마다 한번씩 열리며 올해는 현악기 부문에서 치러졌다.
은조는 12학년 이하 롱아일랜드 꿈나무 현악기 연주자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전체 1등을 수상한 것이다. 이번 우승으로 4월27일 팍스 핼로 컨트리 클럽에서 롱아일랜드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하프 할로우힐 고교(Half Hollow hill H.S. West) 9학년인 은조는 아버지 장기성씨와 어머니 장지영씨 사이의 1남1녀 중 장녀다. 동생 은철과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앙숙(?) 관계지만 지난 6년간 매주 토요일마다 줄리아드음대에 데려다주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에 감사하는 사랑스러운 딸이다.
38명의 국제 콩쿠르 우승자를 배출해낸 독일 뤼베크 음대의 자카르 브론 교수는 ‘젊은 바이얼리니스트를 위한 십계명’을 강조해왔다. 그의 마지막 계명은 ‘바이얼린과 연애하라’였다. 프로 정신에 불타고 언제나 바이얼린만을 생각해야 프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은조는 그 프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김주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