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샘소리’ 워싱턴사무소 엘리스 진 서 소장

2006-02-19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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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75세된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찾기 위해 웹사이트도 만들고 비디오도 제작하는 분이더군요. ‘샘소리’가 활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하셨다는데 이런 분들의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대북 의료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유진벨 재단과 한미연합회 중서부지회(KAC of the Midwest)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북한 실향민 가족 상봉 프로젝트 ‘샘소리’의 워싱턴 사무소 소장 겸 프로그램 디텍터를 맡고 있는 엘리스 진 서(24·사진)씨.
그는 “한국과 관련된 얘기를 할 때 핵이나 안보가 주류를 이루고 정작 고향 잃은 아픔을 삭이는 한인들에게 관심을 갖지는 않는 것 같다”며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1세들의 대변자가 되고 싶어 이산가족 상봉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명칭 ‘샘소리’는 순수한 한국말로 영어의 ‘well’과 ‘voice’가 합쳐져 생겨났다. 미국에 이민 와 묵묵히 일만했던 1세들의 상처와 고통을 보듬어주고 목소리를 청취하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샘소리는 미국 내 한인들의 실향민 비율이 한국의 10%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전 당시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북 5도민 출신 한인 가운데 다수가 미국 이민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자녀들까지 포함해 200만 미주 한인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0만에 육박하는 숫자가 실향민 가족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샘소리’ 프로젝트는 최근 하비에르 바세라(민주·캘리포니아), 탐 데이비스(공화·버지니아) 하원의원 등 연방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시하면서 큰 힘을 얻고 있다.
프로젝트는 ▲1단계 미주 한인 실향민 실태 조사 ▲2단계 사례 수집 ▲3단계 재상봉 이슈 여론화 등으로 나누어 실시할 예정인데 서씨는 “데이타 베이스를 만들고 남북 이산가족 교류단체들과 협의하기 위해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서 태어난 서씨는 MIT에서 ‘뇌신경학(Brain & Cognitive)’을 전공한 후 2004년부터 UN 산하 국제형사재판 협력단체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기도 했다. 서씨는 “샘소리가 DC 안에 작은 사무실을 두고 시작됐지만 앞으로 미주 실향민들의 아픔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샘소리 웹사이트 www.saem sori.org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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