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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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자 수송 운전자 연10만달러 쉽게 번다”

2006-01-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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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화나 국경조직 의심 안 받으려 미국인 대거 고용
범법 알면서도 수입 짭짤 지난해 무려 4,078명 적발

멕시코의 티화나에는 샌디에고 국경을 건너려는 밀입국자들이 매일 대기하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받고 차량 트렁크나 좌석 아래에 꾸겨 넣어(?) 국경을 무사히 건너게 하는 밀입국 조직이 그래서 활개를 치며 밀입국 차량 전문 운전자로 미국인들이 대거 고용되고 있다.
LA타임스는 25일자 1면 컬럼 원으로 티화나와 국경 왕복 밀입국 조직과 ‘일주일에 세번만 뛰면 연 수입 10만달러는 쉽게 번다’는 미국인 전문 운전자들에 관한 스토리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샌이시드로와 오타이메사 등 두 군데 국경 검문소를 통하는 멕시칸 밀입국 조직은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운전자는 미국인들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채용되는 미국인들은 직업적인 사람도 있지만 홈리스 재향군인이나 돈이 필요한 독신모들, 노령자, 대학생들로 다양하다. 운전만 해주는 것도 큰 범법행위임을 알면서도 운전자들 채용은 아주 쉽다고 한다. 도박이나 마약자금이 필요한 마약·도박 중독자들은 채용해 주지 않아서 안달일 정도다.
밀입국 조직은 이들을 티화나에 데려가서 모텔과 식사, 또는 마약까지 무료로 제공한 후 약속한 금액을 따로 지불한다. 몇 번을 이용해서 의심을 받을 것 같으면 다른 밀입국 조직에게 넘겨 더 일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들 운전자들은 국경에서 적발이 된 후에도 대개는 풀려나기 때문에(정식 기소율은 5%에 불과) 연수 10만달러를 쉽게 버는 이 직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티화나에서 샌디에고로 넘어오는 두 군데 국경에서 밀입국 차량 운전혐의로 적발된 미국인의 수는 무려 4,078명이다. 이같은 수치는 6년 전부터 급증한 밀입국 차량수와 비례, 크게 높아져서 매년 4,000여명을 웃돌고 있다.
국경수비대 및 세관측은 매일 이 곳을 통과하는 6만4,000대의 차량에서 수상한 차량을 적발하기도 어렵지만 혐의가 짙은 운전자를 잡더라도 인력부족 등으로 거의 다 방면한다고 말한다. 지난해도 겨우 279명만 불법 입국알선 및 방조혐의로 기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국토안보부는 앞으로 불법 입국조직의 일망타진과 고용운전자 처벌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그에 따르면 고용운전자의 경우 초범은 5,000달러, 재범은 1만달러의 벌금형을 내게 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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