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등 출연 순수 아시안 연극‘옐로우’
자네, 내 딸이랑 결혼하려거들랑 무조건 따르게. 첫째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물론 일요일마다 교회 나가고, 둘째 당장 석사학위 따고, 셋째 한국말을 배우게.
검사복을 차려입은 한국인 여자 아버지가 딸과 결혼하려는 중국 남자에게 내린 명령(?)이다. 사랑에 빠진 두 연인은 ‘허락만 한다면야’라며 엉엉 운다. 이 황당한 상황은 시카고에서 공연되고 있는 스케치 코미디 연극 ‘옐로우(Yellow!)’에서 보여진 열가지 장면 중 하나.
이밖에 인도인이 차에 치였는데도 잡담이나 하는 시카고 사람들, 영어못하는 척하면서 뱅뱅 돌아가는 한인 택시기사, ‘옐로우 피버’라며 아시안 여성에게 침흘리는 미국 남자들, 섹스 폰라인까지 인도로 아웃소싱되는 현상, 차에 탄 채로 패스트푸드점 이용하듯 돈내고 아시안 아기를 사오는 입양실태, 키작은 야오밍과 가짜 간디가 나누는 대화속의 해학 등이 무대위에 화려하게 펼쳐진다.
’시카고에서 아시안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과감한 의문을 던지는 이 연극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스티어 프라이데이 나이트(Stir Friday Night)’ 연극팀의 작품으로, 감독을 제외한 12명의 멤버가 모두 아시안으로 이뤄졌다.
이 중 박현우, 신원영, 메리 손, 앤드류 리 등 배우 4명이 한인 2세다. 그러다보니 극 중에 등장하는 한국어 대사도 많고 한인의 모습이 비중이 크다. 화려한 춤, 기타 및 피아노 연주, 배꼽 빠져라 웃기는 유머 등이 난무하는 이 연극은 모두 배우들이 겪은 삶의 장면장면을 엮은 것.
SFN팀에 들어가기 위해 아예 시카고로 이사온 배우들도 있고, 모두들 주중에는 학생, 풀 또는 파트타임 직장인으로 일하면서도 1주일에 세번 이뤄지는 연극에 빠지질 않는다고 신씨는 전한다.
10년째 연극을 해오고 있는 제니퍼 루씨가 하는 극중 대사 아시안이라고 다 노란 얼굴인가요? 아시안은 바로 당신과 하나도 다를 점이 없어요. 우린 그냥 평범할 뿐인데에는 연극의 주제가 잘 담겨있다.
극속 아시안 또는 한인 2세들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연극 ‘옐로우’는 매주 금,토(오후 8시), 일(오후 3시) 시카고시내 Athenaeum Studio Theatre(2936 N. Southport Ave.)에서 오는 21일까지 상영된다. 티켓은 일반 15달러, 학생 및 노인 12달러. 10인 이상은 단체할인이 가능하며, 극장은 주차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다. (문의: 312-902-1500)
<송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