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2005-12-2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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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실력 선보인 권희완·김윤중씨

처음 이민 와서는 미국화 되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랄 때 듣던 우리 가락, 풍물의 모습을 잊을 수 없게 되더군요. 피속에, 살속에 한민족의 신명과 흥이 살아 있으니까요.
양정고 동문인 권희완(65회 졸업)씨는 연말 동문회때 숨겨둔 판소리 실력을 선보였다. 동문 후배 김윤중(67)씨의 추임새에 맞춰 춘향전의 한 대목 ‘사랑가’를 불러 환호를 받은 그는 판소리를 접하기 힘든 미국 땅 시카고에서 판소리를 시작했다.
3년 전 판소리 전수자인 김병혜 선생이 남편 일 때문에 시카고를 방문하자 1년 6개월 동안 꾸준하게 배운 것이 권씨의 판소리 견습의 전부. 악보가 없는 판소리는 구전으로 전수되었기 때문에 혼자 배우는 것은 그만큼 어려움이 따른다. 그는 강의를 들을 때 녹음을 하고 그 소리에 맞춰 선창하면 따라 부르는 것을 반복해 벌써 3년 동안 판소리를 연습하고 있다.
노래방에서 대중가요를 부를 때도 한오백년, 칠갑산 등을 즐겨 부른다는 그는 한국 사람은 신명과 흥이 있어 판소리에 심취할 수 있지만 재현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춘향가와 심청가의 슬픈 대목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심취된 우리 가락 판소리에는 눈이 밝아지고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이 뚫리는 묘한 매력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고수로서 권희완씨와 함께 공연한 김윤중씨는 뒤늦게 권씨와 판소리를 배웠다. 김병혜 선생이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 많이 배우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판소리 CD를 들으면 그 맛을 음미하는 그는 실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한국의 판소리에는 고음에 저음으로 훅 떨어지는 맛이 있다. 그 맛을 알면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아주 즐겁다며 판소리의 매력을 설명했다.
<윤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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