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리카 스탠더드

2005-12-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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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르완다 대학생 선교를 위해 집을 세내어 살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완다 스탠더드와 미국 스탠더드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몇 분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이곳에서는 하루종일 걸린다. 현대인의 생활의 기본인 전기, 전화, 수돗물이 특히 문제이다.
정부는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도시를 정전시킨다. 얼마전에도 전기가 나갔다. 그날 낮에 두 사람이 우리 센터의 전기 미터를 조사하는 것이 눈에 뜨였다. 한 남자가 전기 미터 상자를 열고 보조하는 사람이 기록을 하였다. 나는 그들이 전기 미터를 체크하면서 기록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루종일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밤에도,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번에는 참으로 오랫동안 전기가 안 들어오는구나”하고 생각하였다. 나는 지나가는 말로 옆집 선교사에게 이처럼 오랫동안 정전이 되느냐고 물었다. 자기 집에는 전기가 들어온다고 말하였다. 그때서야 나는 며칠 전 그 두 사람이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를 끊어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전기가 월요일부터 끊겼는데, 화요일에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수요일은 공휴일이라 전기회사가 문을 닫았다.
다행히도 나를 돕고있는 르완다 목사가 시청에서 일하는 사람을 알아서 수요일 밤에야 전기가 연결되었다. 전기가 들어 온 후 르완다 친구에게 “우리 미국은 더 높은 스탠더드가 있다”라고 나는 말하였다.
전화 연결도 것도 쉽지 않았다. 전에 살던 사람이 전화세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전화연결을 거부하였다. 주인에게 사정을 하였더니 집주인은 전에 세든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하였다. 몇주일 동안 해결이 안돼 결국 우리가 밀린 요금을 내고 전화를 연결하였다. 나는 나의 친구에게 “우리 미국은 더 높은 스탠더드가 있다”고 말하였다.
수돗물 사건도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이다. 우리 집 수돗물은 압력이 굉장히 셌다. 하루 저녁은 심부름하는 아이가 부엌에 있는 수도꼭지가 잠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물이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밖에 있는 수도관 꼭지로 물을 스톱시키려하였지만 수도꼭지가 너무 오래되어 틀어지지가 않았다. 밤새도록 물이 폭포처럼 흘렀다. 다음날 수도 고치는 사람을 데려와서 비싼 수도꼭지로 바꾸어서 고쳤다. 나는 친구에게 “우리 미국은 더 높은 스탠더드가 있다” 라고 말하였다.
다른 스탠더드에 대하여 이야기하자. 지난여름에 우리부부는 아프리카 선교를 서원 하면서 젊은 여자를 센터 스태프로 고용하였다. 그때 사라는 싱글이었다. 약혼한 남자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지난달 내가 도착하기 며칠전에 그녀는 결혼을 하였다. 나는 그녀의 특별한 날을 놓친 것을 아쉬워하면서 도착한 후 그녀의 남편을 만났다. 그녀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나는 만족하고 있었다.
하루는 예배후 사라가 르완다 목사와 나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가 임신 4개월이라면서 순결을 지키지 못한 자신을 용서하여달라고 하였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 기도를 하고 물론 용서를 하였다.
현지 목사들은 르완다 사회에서 혼전 성관계를 용납할 수 없을뿐더러 그녀는 교회로부터 공개적으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하였다. 크리스천 단체의 대변인으로 그녀가 일하게 되면 센터가 문을 열기도 전에 자물쇠를 잠그는 셈이라고 하였다. 나는 훈계와 사랑을 잘 혼합하여 그녀를 인도하도록 현지 목사들에게 권고하였다. 아기를 낳은 후에 선교센터를 뒤에서 돕도록 하며 일단 사직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지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친구 목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특히 여자가 아기의 아빠와 결혼할 경우, 미국교회에서는 이와 같은 혼전 성관계를 현대인의 생활이라 생각하며 모르는 척 그냥 지나쳐 버린다”라고 나는 말하였다. 그러자 나의 친구는 “포오먼 목사님, 그렇지만 우리 르완다는 더 높은 스탠더드가 있습니다” 하였다.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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