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는 조짐이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8일 10월 중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전달에 비해 2.7% 줄어 연율 기준으로 709만 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 조사기관인 브리핑닷컴이 부동산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앞서 예상한 720만 채에 못미친 것이다.
CNN 머니는 이달 앞서 나온 주택신축, 건설업신뢰도 및 3.4분기 주택가격 지표들도 모두 주택시장 하강을 뒷받침하는 것임을 상기시켰다.
CNN 머니는 29일 발표되는 센서스국의 10월 신축주택 판매 통계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면서 그러나 이것 역시 전달에 비해 2만 채 줄어든 연율 기준 120만 채에 그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율도 상승세를 유지해 주택 경기를 가라앉히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기지 전문 금융기관인 프레디 맥의 분석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율은 10월에 6.07%로 전달의 5.77%에서 크게 뛰었다. 30년 만기 모기지율이 6%를 초과하기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30년 만기 모기지율이 11월 들어 한때 6.33%까지 치솟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택시장이 위축되기는 하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거품 붕괴’까지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데 입을 모았다.
우선 10월중 기존주택 판매가 예상을 밑돌기는 했으나 여전히 지난 3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월간 기록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부동산 금융기관인 PNC 리얼 에스테이트 파이낸스의 닉 버스 수석부사장은 CNN 머니에 “부동산 시장이 절정에 와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일각에서 걱정하는 거품 붕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소프트 랜딩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NAR의 데이비드 래러흐 수석애널리스트도 CNN 머니에 “부동산시장 하강이 향후 몇 달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따라서 소프트 랜딩이 무난하리란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추이도 소프트 랜딩을 뒷받침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존 론스키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가격이 아직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NAR 보고서도 모기지율 상승 등으로 인해 미국의 전반적인 주택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예로 기존주택 평균 거래가격이 10월 중 중간값 기준으로 채당 21만8천 달러로 전달보다 2.3% 상승했다.
PNC의 버스 부사장은 그러나 “일부 지역의 경우 지난 5년 새 집값이 배로 뛴 곳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내년에 값이 10-20% 폭락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28일자에서 NAR 통계 등을 인용해 “부동산시장 하강세가 확연하다”면서 그러나 제반 정황들이 소프트 랜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널은 그러나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재고가 10월에 290만 채로 근 5개월 공급분으로 늘어났다면서 이 같은 재고 증가는 우려스런 변수라고 지적했다. 주택 재고는 지난 1월 4개월분이 채 못되는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