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꿔 봅시다’ 이제 우리의 습관을

2005-11-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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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창간 13주년 특집...불법주차·사거리 스톱 싸인판 무시는 예사

▶ 가정용 쓰레기 공공장소 투기도, 서비스업소 불친절“팁이 아깝다”

밴쿠버 한국일보 창간 13주년을 맞아 본보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부‘어글리 코리언’의 자화상을 스케치했다. 지난 3∼4개월 동안 각종 한인업소와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공장소들을 찾아 지켜보면서 빈번하게 목격한 장면은 △흔들리는 기초질서-불법주차, 쓰레기투기, 도로표지판 스톱 사인 무시, 공공장소에서 고성 △비즈니스는 있으나 서비스는 실종 등이다.
나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지 못해 일어나는 일부 한인들의 추한 모습들을 거울삼아 한인 커뮤니티의 건강성이 회복되길 기원해 본다.

■흔들리는 기초질서
#불법주차
한국과 달리 넓은 땅에 주차 공간도 넓은데 무슨 불법주차가 있을 수 있느냐고 의구심이 들겠지만, 언제든지 한인들이 많이 모일만한 곳에 나가 1시간만 서 있다보면 어떤 불법주차가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불법주차는 장애인만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에 비장애인의 차량이 버젓이 주차되는 유형.
이런 위반행위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한남 마트 입구에 위치해 있는 장애인주차 공간은 주차하는 차량 중 일부 장애인 푯말을 갖춘 자동차를 제외하곤 대부분 비 장애인 차량이 주인행사를 하는 곳이다.
또 하나의 불법주차는 주차 공간에 주어지는 제한시간을 위반하는 유형. 한인 마트가 있는 주차장은 대부분 2시간을 제한시간으로 하고, 일부 주차공간에 대해서 제한시간 30분으로 운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차 안내 푯말이 무시될 정도로 또 하나의 불법주차는 짐을 싣고 내릴 수 있는 로딩 주차공간에 일반차량들이 주차하는 유형.
한남 마트가 들어서 있는 건물 및 주차장 등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관계자는 이 같은 불법유형들이 다반사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관계자는 특히 한남 마트가 있는 1층과 2층 주차장은 건물 입주자들이 주차증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 일부 입주자들의 경우에는 주차증을 구입하지 않고 얌체 주차를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그는 한달 주차요금이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30불∼50불임에도 불구, 주차증을 구입하지 않은 일부 입주자는 2시간 주차 제한시간마저 지키고 있지 않은 채 한곳에 하루 종일 마냥 차를 세워놓아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쓰레기 투기
가정집에서 버려야 할 쓰레기를 공공장소에 가져와 투기하는 행위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또 하나는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따로 모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인업소가 단체로 모여 있는 건물에서는 일부 얌체족들이 남은 국물 쓰레기 등을 화장실에 버려 변기 통을 막히게 하는가 하면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 화장실이 온통 음식냄새로 진동하게 한다.
한남 마트가 들어서 있는 건물을 관리 감독하는 관계자는 재활용 쓰레기통에 잡동사니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다반사고 심지어 공사장에서 버려진 폐기물까지 이곳에 가져와 살짝 버리고 가는 양심 불량자들이 많다고 분개한다.
#도로 교통표지판 무시하기
도로 표지판은 운전자들이 안전운행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과 같다. 약속 위반은 곧 범법행위여서 벌금을 물게되는데, 그런 범법행위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빈번한 위반형태는 운전자들이 스톱사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 한남 마트 주차장에서 노스로드방향으로 나가려 할 때 스톱 사인을
보게 된다. 앞에서 차가 오든 오지 않든 반드시 일단 멈췄다가 가야 함에도 불구, 그냥 지나치고 있는 실정.
직진하는 차량은 스톱 사인이 있는 방향 쪽에서 차량이 나오려 할 때 스톱사인에서 서겠지 생각하고 서행하지 않은 채 곧바로 주행하는데, 문제는 일단 멈춤을 가져야 할 차량이 그냥 뛰쳐나오는 바람에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가 하면,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공공장소에서 떠들기
한인들의 목소리가 이곳 코카시언들에게 비해 다소 큰 탓도 있겠지만, 대체로 공공장소에서 만남을 가질 때 옆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소곤소곤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웃고 떠드는 일을 개의치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음식점에서 영화관에서 리셉션 장에서 이밖에 대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어른들과 함께 온 어린 자녀들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떠들어대도 주의를 주지 않는 게 다반사다.
아이들뿐만 아니다. 어른들도 공공장소에서 떠들기는 마찬가지.

■비즈니스는 있으나 서비스는 실종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면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은 대중 서비스를 감당하는 곳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교민 누구나 한 두 번 경험했을 대표적인 곳은 식당이다.
불친절한 식당을 방문하고 나오면 의례 하는 말이 “서비스는 받지 못하고 팁만 주고 나왔다”며 푸념을 늘어놓기 일쑤다.
대체로 이런 경우는 식당 규모에 비해 일하는 종업원이 태부족인 곳에서 빈번히 목격된다.
불친절의 대표적 사례는 한 번 주문 받고 음식 가져다주고 나면 손님이 부를 때까지 와보지도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종업원을 자꾸 부르게 되고.
서양 식당의 경우는 음식을 가져다 주고도 몇 차례 찾아와 커피 더하겠느냐, 물을 더 먹겠느냐 면서 소소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하나 불친절의 업계로는 외국계 은행이 손꼽힌다. 초기 이민자들이 외국계 은행을 이용할 때 언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한인 담당 은행원이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인데, 담당 한인 은행원이 타 업계로 이직하면서 후임 은행원에 대해 소개조차 해 주지 않은 채 훌쩍 자리를 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다행히 후임 은행원이 한인 은행원이면 괜찮지만 한인 은행원마저 없을 경우, 고객들은 여러 가지 금융문제에 대해 상담하고 싶어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딱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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