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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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주부 “돕고 싶다” 온정 봇물

2005-11-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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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USA’사이트에 병상아내 지극 간호 한인남성 사연

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진 아내를 2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있는 남편의 애틋한 사연을 접한 한인 주부들이 이들 부부를 돕기 위해 나서고 있어 화제다.
뉴저지 이스트 러더포드에 사는 한희주(30)씨는 지난 16일 미국내 거주하고 있는 주부들의 인터넷 전용 공간인 ‘미시USA’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심정은 그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극복할 아이디어와 방법, 정보를 얻고 싶은 생각에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이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미시USA의 회원들은 그의 아내와 자식에 대한 사랑에 감동, 격려의 글과 온정을 보내며 그를 돕겠다며 나서고 있다.
6년 전 한국에서 결혼한 한씨는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 직장을 잡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다. 2003년 12월 22일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둔 새벽 갑자기 아내 유씨가 쓰러졌다.
병원으로 급히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아내의 병명은 ‘뇌동맥류 파열’로 머릿속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졌다는 것이다.
생존 확률 25%라는 의사의 말에 눈앞이 캄캄했지만 한 씨는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은 아내를 위해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지금은 20~30여 단어로 간단한 의사소통과 남에게 의지해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됐다.
그러던 중 2004년 10월 이들 부부에게 뜻하지 않은 아이가 생겼다.
출산이 가능하다는 산부인과 의사의 말에 부부는 “어쩜 아이가 희망이 될 지도 모른다”며 ‘신의 선물’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치료를 받으며 출산을 준비했다. 뇌수술 후 복용해 오던 약으로 인해 기형아 출산도 걱정했지만 다행히 올해 6월 건강한 딸아이를 낳았다.
유씨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였다. 약으로 인해 모유 수유도 줄 수 없으며 목욕과 기저귀 가는 일은 아직 꿈도 못 꾸고 있다.
아이의 출산, 늘어나는 병원비, 생활비 등 늘어나는 빚도 이들 부부에게는 큰 짐이지만 유씨의 어머니가 비자 문제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한 씨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문의도 해보고 한국인 소셜워커도 만나봤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한숨을 쉬고 있다.
이 사연을 접한 미시USA 회원들은 한 씨에게 격려의 메일을 보내며 용기를 주고 있다.
한 씨가 사는 뉴저지 이스트 러더포드 지역 및 인근 뉴저지의 한인 주부들은 아기를 돌봐주고 아내 유씨를 위해 벗을 해주겠다고 연락을 해오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희주 201-939-4292(저녁 7시 이후 통화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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