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 다니면 부자 되나

2005-11-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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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목사들은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기도를 열심히 하면 영적으로 축복 받을 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축복을 받는다고 설교한다. 그런데 종교 참여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얼마 전 한 신문에 보도되었다.
그 신문기사는 ‘예배 출석률이 늘면 가계 소득도 는다’라고 그 연구 결과를 요약하고 있다. 나는 그 기사의 출처가 된 논문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 통계자료는 잘 알고 있는데 내가 분석해 본 바에 의하면 교회에 열심히 나가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과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별 관계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2004년도 자료를 분석해 보면 일년에 교회를 서너번 정도 나가는 사람들(연 가구당 평균소득 약 6만9,000달러)과 일년에 한번 정도 나가는 사람들(6만5,000달러)이 매주 다니는 사람(6만4,000달러)이나 일주일에 한번 이상 다니는 사람(5만8,000달러)보다 소득이 높다.
그리고 기도의 횟수와 소득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기도를 한번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이 가장 높고(7만1,000달러), 일주일에 몇 번이 그 다음(6만7,000달러), 그리고 하루에 여러번 하는 사람이 가장 낮다(5만2,000달러). 근본주의적 신앙을 가진 사람(4만3,000달러)이 중도적(5만6,000달러) 또는 진보적 신앙을 가진 사람(5만9,000달러) 보다 소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다.
종교의 종류를 살펴보면 유대교를 믿는 사람의 가구 소득이 가장 높고(9만4,000달러), 그 다음이 가톨릭(5만7,000달러), 종교 없음(5만2,000달러), 그리고 개신교(4만9,500달러) 순이다. 참고로 인종별로 교회 나가는 빈도를 살펴보면 백인들의 약 31%가, 그리고 흑인들의 44%%가 거의 매주 교회에 나간다. 그에 비해 재미 한인은 70% 이상이 매주 교회에 나가고 있다 하니 이는 참으로 놀라운 숫자이다. 한국에 사는 한국사람은 14%가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간다고 한다.
물론 상관관계가 꼭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교회를 열심히 나가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소득이 낮은 것을 보고 교회를 열심히 나가면 소득이 낮아진다 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아마 생활이 어려우니까 더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고 추론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소득 대신에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과 종교활동 참여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교회에 나가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이 더 높고 기도 횟수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봐도 기도를 많이 할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결과가 나온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 물질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부자가 되는 것일까.


김기석
아이오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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