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북자, 밴쿠버 경유 미 밀입국 시도

2005-11-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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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25년 근무자·20대 후반 청년 등 2명

▶ 한인관계자 밝혀

한국 미경유 탈북자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캐나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 인접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갈멜산기도원 관계자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북자가 기도원을 찾아와 미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해 미국 국경 보드가 있는 곳까지 차량으로 데려다 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중국인 2명과 함께 캐나다행 밀항선을 타고 1개월이 지난 뒤 밴쿠버에 도착한 김수철(가명·25년간 북한군 근무)씨가 함께 온 중국인이 차량으로 미국 국경 인근까지 데려다 줌에 따라 그곳에서 수 시간을 걸은 뒤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어 한참 헤매다 한글로 쓰여져 있는 갈멜산기도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기도원 관계자는 또 김 씨가 처음에 만나자마자 북한에서 왔다고 말문을 연 뒤 25년간 북한군에서 근무하다 진급하지 못해 퇴역한 후 중국과 무역을 위해 3차례 다녀와 친구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우리도 중국처럼 개방해야 한다”고 한 말을 친구가 당국에 고발하면서 쫓기는 신세가 되어 미국 행을 결심하고 밀항선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 씨는 4년 전부터 미국으로 가기 위해 4년간 중국에 있는 식당에서 일하며 중국 돈 4만 위엔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도원 관계자는 김 씨가 기도원에 잠시 머물다, 북한군에서 25년간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북한군의 실상을 잘 아는 자신이 정치적 망명을 해야겠다며 미국 국경까지 데려다 달라고 해, 미국 국경 보드까지 데려다 줬지만 그후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기도원 관계자는 올해 2월 말 경에도 캐나다로 여행비자를 갖고 들어온 탈북자 최윤호(가명·20대 후반)씨를 미국국경 보도를 통해 갈 수 있도록 도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씨는 탈북 한 후 몽고에서 대한민국으로 귀환 한 후, 국내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에서 처음으로 노동허가증을 받은 이복구(가명·59세)씨와 부인(39세)도 탈북 해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캐나다를 거쳐 지난해 6월 뉴욕으로 가기도 했다.
캐나다는 아직까지 중국이나 멕시코처럼 탈북자들을 돕는 조직적인 단체가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인접해 있는 캐나다가 새로운 루트로 떠오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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