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자격시험 떨어진 12학년 10만여명 졸업식 부를까 말까
2005-11-08 (화)
지역 교육구별로 참석 허용 여부 엇갈려
내년 봄에 졸업을 앞둔 캘리포니아주의 고교 졸업반의 거의 20%에 해당하는 10만여명이 현재까지 가주 졸업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교육계가 이들 학생들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에 부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1999년 고교 졸업자격시험 의무화를 제정했고 2006년도 졸업생들부터 그를 적용하기로 했다. 주와 로컬 교육계는 본격 시행을 앞두고 탈락자를 줄이기 위해 교육구나 학교별로 개인지도, 특별 코스 개설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첫 번째 대상인 현 고교 졸업반들은 5명중 한 명꼴로 시험에 탈락한 상태다.
교육계 지도자들은 졸업자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고교 졸업장(diploma)을 줄 수 없지만 그렇다고 고교과정을 완수한 이들에게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대체 방법을 찾고 있다.
주교육부가 아직 관련 지침을 세우지 못함에 따라 일부 로컬 교육구는 이들에게 졸업장 대신 고교과정 이수증(certificates of completion)을 수여하고 졸업식에는 같이 참석토록 자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배닝 교육구의 캐서린 맥나마라 교육감은 전체 졸업반 학생의 25%에 해당하는 250여명이 자격시험을 통과시키지 못해서 고교과정 이수증만 받지만 내년 봄의 졸업식에는 다른 학생들과 나란히 참석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중가주의 툴레어 통합유니언 교육구도 ‘중퇴하지 않았지만 실력이 모자라 시험에 떨어져 졸업장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졸업식 참석을 허용하고 졸업장 대신 이수증서를 수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리버사이드 교육구는 이수증을 대신 준다는 결정은 내렸지만 졸업식 참석허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찬반 의견이 크게 대립되고 있다.
반면 애나하임과 샌타애나 교육구는 자격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에게는 이수증도 주지 않는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워 이들의 졸업식 참석 가능성이 아예 배제됐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최대인 LA통합교육구는 고교과정 전체를 이수했지만 졸업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한 약 5,000여명을 어떻게 처우할 것인가 여부를 오는 12월에 결정하기로 했다.
또 전체 졸업반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500명이 불합격한 샌버나디노 교육구도 이에 관한 방침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한편 자격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졸업장 대신 수여되는 고교과정 이수증서는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에 따르면 이수증만 가진 근로자는 고교 졸업자보다 평균 연봉이 30%나 적은 1만8,734달러를 받고 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