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半의식 불명 운전자 차량 세워

2005-11-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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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 있는 시민..코퀴틀람 간호사 데비 리드(45)씨

▶ 혼잡한 퇴근길 사고 막아 화제

운전 중 거의 의식불명 상태에 처한 한 여성 운전자의 차량을 기지와 용기를 발휘해 정지시킴으로서 사고를 미연에 예방한 간호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퇴근 길 많은 차량이 다니는 포트 코퀴틀람의 샤네시(Shaughnessy) 스트릿에서 당뇨병 환자가 모는 차량을 가까스로 정지시키고 911 구급 차량을 불러 이 환자의 생명까지 구한 데비 리드(45)씨가 화제의 주인공.
코퀴틀람 주민으로 뉴 웨스트민스터 소재 정신과 의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그녀는 27일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샤네시 스트릿에서 자신이 경험한 일에 대해 술회했다.
퇴근길로 도로가 혼잡한 상황에서 신형 밴을 몰고 아들과 함께 쇼핑 길에 나섰던 그녀는 자신보다 4대 앞에 있는 포드 차량의 운전자가 정상적이지 않게 운전하는 것을 발견하고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차가 문제의 포드 차 옆으로 바짝 붙었을 때 운전석에는 여성이 운전대에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모습과 아기가 뒷좌석에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차량을 처음 목격하고 약 15분이 지난 시점에서 이 차량을 관찰해 온 리드씨는“문제의 이 운전자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을 경우 누군가를 사망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신호등이 빨간 불이 되었을 때 경적을 울린 후 길가 쪽에 바짝 붙여 정차토록 조치하고, 나의 차량을 그 앞쪽에 세워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그녀가 운전석 쪽에 다가가“당신 음주 운전중이냐? 마주 오는 차량들과 정면 충돌 직전이었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돌아 온 답변은 낮은 음성으로“나는 당뇨병 환자입니다”라는 말이었다고 회상했다.
간호사인 그녀는 그녀가 당초 생각한 것보다는 상황이 심각하며, 또한 문제의 차안에는 2명의 어린 아기가 있음을 발견하고 911 전화로 응급차량 요청을 하는 한편 혈당을 높이기 위해 차량에 혹 쥬스나 음식이 있는지 이리저리 찾아보았다고 언급했다.
후에 응급 팀 관계자는 그녀에게 “문제의 그 환자는 수분만 늦었어도 혈당 수치가 너무 낮아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문제의 여성 운전자와 그녀의 어린 아기는 물론 당시 퇴근길에 있던 다른 운전자들의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할 수 있었던 상황을 해결한 리드씨는 동료들로부터 놀라우면서도 멋진(amazing)사람이라는 칭찬과 함께 영웅으로 칭송되고 있다.
동료인 스페파나 가스만씨는“리드씨가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 그날 그녀의(용기 있는)행동은 높이 인정될 필요가 있다”며“당시 다른 운전자들은 문제의 차량을 그냥 비켜 가기만 하는 등 전혀 개의치 않은 반면 그녀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그녀는“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며 슬프다”며“만일 위험한 상황에 있던 그 운전자가 계속 운전대에 있는 상황이 지속되었더라면 그녀를 포함 여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인터뷰 말미에“당시 상황에서 적지 않은 사람이 도울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그 당시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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