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트로즈, 솟아날 구멍 없다
2005-10-26 (수) 12:00:00
올 시즌은 아무래도 화이트삭스의 해가 될 것 같다. 휴스턴의 자존심 로이 오스월트마저도 화이트삭스의 돌풍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화이트삭스는 25일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휴스턴의 특급투수 로이 오스월트를 묵사발내는 타격 집중력을 과시하며 7-5로 역전승, 3승무패로 우승 일보직전에 다가섰다. 애스트로즈는 로이 오스월트 마저 무너짐으로써 사실상 더이상 버틸 기력을 잃었다. 설혹 4차전에 싹쓸이패로 시리즈를 내주지 않는 다 해도 어떻게 지느냐가 남았을 뿐, 애스트로즈의 반격은 이제 거의 기적을 요하고 있을 뿐이다.
화이트삭스는 3차전에서 4회까지 오스월트의 역투로 무실점으로 묶이고도 5회초 찬스에서 5점을 뽑아내는 승부근성을 발휘했다. 기엔 감독은 오스월트가 스트라이크를 던지도록 유도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는 등 다시한번 탁월한 작전 감각을 발휘했다. 타자들도 찬스에서 오스월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감독을 도왔다. 더욱이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은 첫 홈런을 뽑아낸 조 크레디였다.
찬스때마다 적시타를 터트려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에 오르는데 일등 공신역할을 한 크레디는 역투하던 오스월트를 상대로 통쾌한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오스월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크레디에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뒤 오스월트는 더 이상 예전의 오스월트가 아니었다. 연속안타, 볼넷, 몸맞는 공, 폭투 등 믿을 수 없는 난조로 순식간에 5실점으로 역전을 내줬다.
ALCS 2차전에서도 9회말 결승 2루타로 팀을 사지에서 구해낸 크레디는 이날도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기엔의 지시에 따라 오스월트의 스트라이크를 집중공략한 화이트삭스의 타자들도 잘싸워줬다. 더욱이 경기를 역전시킨 프제진스키의 2타점 적시타가 이날의 승부를 갈랐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엔감독은 4-0으로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선발 갈랜드를 7회까지 끌고나가는 배짱으로 경기흐름을 역행하지 않고 역전극을 주도해 냈다.
반면 애스트로즈는 오스월트가 5회초에 무너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3차전은 애스트로즈가 이기는냐 마느냐의 문제보다도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경기였다. 오스월트를 내세워 완봉승내지 대승을 거둬 화이트삭스의 사기를 꺾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애스트로즈는 이겨도 시원찮은 경기에서 패배, 이제 반격의 기력조차 상실하고 말았다.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반격승을 거두기에는 기엔 감독, 조 크레디, A.J. 프레진스키, 왕대포 코너코, 선발 벌리, 콘트레라스 등 장애물이 너무많다. 더우기 찬스때마다 적시타를 때려내는 크레디, 기엔 감독 등 표면에 나타나지 적수들과 싸운다는 것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니다. 애스트로즈가 솟아날 가망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