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2005-10-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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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 칼럼/서영오 목사 (밴쿠버 코퀴틀람 한인교회)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 파가니니가 사계의 권위자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을 때, 연주가 막 시작했을까? 줄이 뚝 하고 끊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가니니는 태연하게 계속해서 연주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하나의 줄이 뚝하고 터지는 것이다. 모든 시선이 집중되면서 안타까움과 실망스러움으로 숨을 죽인 체, 손에 땀을 쥔다. 연주가 절정에 다다랐을까?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또 하나의 줄이 뚝하고 또 끊어졌다. 파가니니는 그의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높이 치켜들고 마지막 한 줄! 그 줄을 가지고 남은 곡을 자연스럽게 연주하고 마쳤다.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수많은 청중들이 일제히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부딪혀서 쩔쩔맬 때가 있다. 내가 만난 문제가 너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어서 신음할 때가 있다. 내 영혼이 황폐해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인생의 실패의 언덕에서 울며 부르짖어야 될 때가 있다. 이렇게 하면 더 꼬이고 저렇게 해도 마찬가지로 더 꼬이는 안타까운 문제가 있을 때가 있다. 사람을 믿었는데 그 사람이 내게 배신한다. 인간관계 줄이 끊어진다. 사업의 줄이 터진다. 물질의 줄, 사랑의 줄, 건강의 줄이 툭툭 터진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인가?
어떤 사람은 이러한 때에 절망에 빠진다. 어떤 사람은 불평과 원망으로 치달린다. 보편적으로 문제에 부딪히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것이 낙심이요 절망이다. 그러나 낙심하고 절망한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불평하고 원망해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람을 찾아다닌다. 이 사람에게 의논해보고 저 사람을 붙들고 애원도 해본다. 그러나 거기에는 해결의 길이 없다.
하지만 인생의 그 어떤 줄이 터져 도망간다 할지라도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 한 줄이 있다(전4:12).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께 그 문제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 하나님과 의논해야 한다. 모든 줄이 다 끊어지고 터졌다 할지라도 기도의 줄(마7:7), 믿음의 줄(막9:23)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인생을 끝까지 연주해 갈 수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 모든 문제의 키를 쥐고 계신 그분을 의지하고 그분께 간구 할 수 있는 무릎이 있는 한 누구든 인생을 멋지게 연주해 갈 수 있다.
숨을 헐떡이며 모두들 고향을 찾아 빠른 거름으로 뜀박질하는 당신들을 붙들려다 여행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지치지도 않고 수천 수 만리 여행에서 돌아와 조용히 머리 숙이는 당신들 앞에서 겸손과 감사를 배웁니다. 샛강 줄기 줄기마다 틈새를 내어 비전과 지혜를 담고, 언덕길, 바위 길에 상처 나고 피 흘리며 삼천을 낳고 오천을 솟아 돌짝밭에 조용히 누어버린 당신들의 몸에서 인내와 헌신을 배웁니다. 원망도 불평도 수절 한 체, 순종의 길가는 당신들..., 감사로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모천에 회향하여 소리 없이 사명의 무릎을 꿇는 당신들 앞에서 진실한 눈물과 기도를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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