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심도 경기의 일부(?)

2005-10-13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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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가 심판의 오심으로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 치명타를 먹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에이절스는 12일 시카고에서 벌어진 ALSC 2차전에서 9회말 심판의 오심이 결승타로 이어져 2-1 억울한 승리를 내주고 시리즈를 1승1패 원점으로 돌렸다.
12일 경기는 박빙의 승부에서 심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명백하게 보여 준 경기였다. 누가 보아도 3rd 아웃이 선언되는 순간에 심판들의 오판으로 2사 1루로 돌변한 뒤 경기의 흐름이 화이트삭스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말았다. 에인절스로서는 김빠지는 패배였다.
A.J. 프레진스키는 이날 9회말 2사후 에스코바의 변화구에 속아 삼진 헛스윙 아웃을 당 하고도 1루로 내달려 심판들을 속이는(?) 노숙한 순발력(?)을 선보였다. 물론 누가 보아도 명백한 오판이었다. 시카고 팬들에게 심판들이 겁먹은(?) 인상도 짙었다. 아무리 심판의 판정이 경기의 일부라하더라도 명백한 오심이 관행처럼 거듭된다면 야구를 볼 맛이 떨어지고 말 것은 분명하다.

오판이 있는 경기는 이긴 팀이나 진 팀이나 뒷맛이 개운치 않다.
아무튼 에인절스의 패전으로 아메리칸 챔피언십 시리즈(ALCS)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이트삭스가 안방에서 2패를 먹었다면 승부는 싱겁게 끝났을 뻔했다. 오히려 2차전 승리로 승리의 무드는 화이트삭스쪽으로 기울고 있다. 2년전 오클랜드 A’s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2승을 먼저 거두고도 심판의 어정쩡한 판정으로 디비전을 내준 적이 있다. 3차전 홈경기에서 2루에 있던 미귀엘 테헤다는 동료의 적시안타로 득점하는 순간 유격수의 진루방해로 항의의 제스쳐를 펴다가 3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져 태그아웃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타임아웃이 선언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심판들의 애매한 태도로 경기는 이어졌고 결국 A’s 3연패의 계기가 됐다.
ALCS에 오른 에인절스는 에이스 바톨로 콜론의 부상으로 1승이 시급한 실정이다. 1패를 가볍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화이트삭스 팬들로서는 즐거운 오심이었는지 모르지만 에인절스 팬들로서는 기분나쁜 1패였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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