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일기/DECK에 누워 바라보는 달
2005-09-30 (금)
아그네스 한/ERA 이스트웨스트리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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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가을이 오고 단풍이 군데군데 나무들을 물들이고 있다. 노랗고 빨갛고…..우리네 인생의 가을도 저렇게 고운 색들의 단풍을 가질수 있을까? 인생사의 단풍은 무엇으로 나타날까? 자식농사? 재산? 풍성한 마음가짐? 남들을 좀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은데 요즈음 같이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면 사랑도 증명할 수 없으니, 나이 먹고 기운없어 그저 마음만 앞서는 것일수도 있다. 재산도 그저 내한몸 관리 할수 있을 정도는 있어야 자식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지낼수 있으련만….. 그러려면 가진것 중에 제일 값나가는 것이 집이니 집관리나 잘해야 될것 같고. 그런데 요즈음 집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시간들이 점차 길어 짐을 느끼게 된다.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예전처럼 집값을 올려 주며 이루어 지는 집매매는 없어 보이니, 집을 장만 하려는 분들에게는 우선 부르는 집값을 가지고 흥정할 수 있어 좋지만, 집을 팔려고 하는 분들은 이제부터 집관리를 신경써서 시장에 내 놓아야 될 것 같다.
집을 보러 가서 집안이 잘 꾸며져 있고, 뒷뜰로 나가면서 넓게 이어지는 DECK가 있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 있는, 정리정돈이 되어 있는 정원이 있으면 우선 집의 쓸모가 더 있어 보인다. 정원용 의자들과 테이블이 있고 햇빛 가리게 파라솔이 있으면 더욱 더 DECK의 쓰임새가 많아져 신선한 공기 마시며 책을 읽기도 좋고, 맛있는 갈비나 불고기BBQ라도 하는 날에는 주위의 집사람들 콧구멍까지 즐겁게 해주기도 하고. 우리 한국주부들에게는 추석같은 명절 때나, 손님들 초대할 때에 장만하는 빈대떡 같이 기름기 튀기는 음식 장만 할 때에, DECK위에 신문지 넓게 펴서 마음대로 음식재료 늘어 놓고 후라이팬에서 지글거리는 기름기 부엌바닥이나 벽에 튈 걱정 없이, 기름냄새 집안에서 난다는 걱정도 없이, 다리 쭉 뻗고 앉아 음식장만 할 수도 있어 편하다. 햇볕 좋은 날에는 일광욕의 장소로도 좋고, 추석 같이 달 밝고 기후 좋은 밤에는 돗자리 깔고 좋은 벗들과 술상이라도 벌리면 이 보다 더 좋은 술자리가 또 있을까? 정 쪼그리고 앉아 있기 힘들면 큰 대자로 누워 바라보는 달은…… 초생달도 좋고, 보름달도 좋고, 그믐달도 멋 자체가 아닐까?
용도야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고, 있으면 좋은 DECK가 집 매매시에는 골치아픈 장소가 된다. 어느 집이건 대부분 터마이트가 많은 곳이 이곳이다. 사시사철 비바람 맞고, 온갖 곤충들도 다 기어 다닐 수 있는 곳이라 쥐들의 피해도 많고 관리를 안 해 주면 보기에도 흉해져 우기 오기 전에 손 봐야 할 곳 중에 한곳이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늘 좋은 상태를 유지 할 수 있도록 관리에 게으르지 않아야, 집매매시 집값 덜 받았다고 에이젼트를 구박하지 않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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