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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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공중 합작 ‘영화같은 착륙’

2005-09-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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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탑 침착한 지시-기장 뛰어난 조종술 ‘참사’막아

앞쪽 랜딩기어가 고장난 제트 블루 292편의 비상착륙 성공은 지상과 공중의 침착한 대응이 만들어낸 극적인 드라마였다.
지상요원들은 기장과 교신하며 최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숙의를 거듭했다. 비상착륙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착륙시간과 장소, 방식 등을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겐 피가 마르는 일이었다. 자칫 145명의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이륙직후 문제가 발견돼 사고기가 장시간 체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데 여유를 제공했다.
만약 목적지에 이르러 이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곧바로 착륙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호한 기상상태도 무사안착을 도왔다.
TV를 통해 상황을 지켜본 유근태 대한항공 LAX 운항관리실장은 “LA 국제공항(LAX)은 때마침 미풍만 불어 기체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만약 전날처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면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또 “비상착륙 당시 불어온 시속 8노트 정도의 맞바람은 항공기의 감속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비상착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기장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고기 기장은 활주로 터치다운 직후 뒤쪽 랜딩기어만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속도를 줄이는 고난도 조종술을 발휘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비상착륙시 감속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랜딩기어가 활주로 표면에 닿는 충격을 높이지만 이 기장은 연착륙하며 항공기 감속장치 중 랜딩기어에 장착된 제동장치만 사용, 동료 조종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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