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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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동반자

2005-09-1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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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도나휴 저/류시화 역


삶과 사랑, 고독에 대한 해답들

유럽의 인디언, 켈트. 켈트인들의 사랑과 영혼에 대한 깊은 이해를 시적인 언어로 풀어낸 명상에세이다. 아일랜드 태생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존 오도나휴가 ‘아남 카라(영혼의 동반자)’라는 개념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켈트인들의 신비로운 사상을 전해준다.
영화 ‘아스테릭스’의 갈리아 영웅 아스테릭스, ‘카멜롯의 전설’의 아더왕, ‘ 레이브 하트’의 스코틀랜드 민족지도자 윌리엄 월레스. 이들 영화 속 주인공은 모두 켈트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용맹한 영웅들을 보고 켈트족을 판단하는 것은 일부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는 말처럼 끝없는 침략의 물결, 박해, 이주라는 상황을 겪으면서도 켈트인들의 창고에 있던 지혜의 보물들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켈트 인들은 산과 강, 호수, 하늘, 바다의 신들을 숭배했다. 그들이 장소의 신을 숭배하게 된 것은 대지를 존중하고 생명의 순환을 믿었기 때문이다. 자연을 하나의 살아 있는 실체로 여겼기에 자연이 가져다주는 것을 감사하게 받고, 그것에 대한 보답으로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켈트 인들의 지혜는 감사와, 모든 존재가 에너지와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켈트 인들의 영향은 유럽인들의 영혼속에 깊이 새겨졌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순간과 영원, 인간과 신을 나누는 이분법은 켈트 인들에게 낯선 것이었고, 그들의 영향을 받은 유럽인들에게도 낯선 것이 되었다.
켈트 인들은 영혼의 동반자를 ‘아남 카라(Anam cara)’라고 불렀다. ‘자기 삶의 비밀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사람, 원래 하나의 흙이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아남 카라다. 켈트 인에게 인간의 영혼은 완전한 것이 아니었다.반쪽이던 영혼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아남 카라를 만나야만 한다. 영혼의 동반자와 함께 있을 때 인간의 영혼은 완전해지고, 가슴은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영혼과 마찬가지로 가슴 역시 홀로 일어설 수 있게 태어나지 않았다. “가슴은 삶의 모든 경험마다 다시 태어난다. 그대에게 일어나는 각각의 일 속에는 그대의 영혼을 깊어지게 하는 가능성이 숨어 있다. 경험들은 그대 가슴안에 새영역을 탄생시킨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영혼을 깊어지게 하고, 가슴속에 새로운 곳을 만들어내기에 지금의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이 책은 ‘사랑이란 무엇인가? 고독이란 무엇인가? 삶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지혜로운 대답을 해주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삶은 때때로 너무 냉소적이고 진부해 보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틀과 판에 박힌 생활을 깨고, 자신이 삶을 사는 이유를 찾아 깊이 들어가고픈 열망을 지니고 있다. 켈트 족은 이런 열망에 훌륭히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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