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스쿨 시원 섭섭
2005-08-28 (일) 12:00:00
게이더스버그 거주하는 줄리아 김(40)씨는 최근 얼굴에 활기가 돈다.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가 3개월간의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다음 주 개학하기 때문. 초·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등살(?)에 시달리다가 드디어 해방을 맞았다며 이제서야 ‘자기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스프링필드에 거주하는 함모씨도 마찬가지다. 방학내 혼자 집에 있는 10대 자녀를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 불안한 마음 반반이었는데 학교에 다니면 일단 한시름 놓게 된다는 설명이다.
‘백 투 스쿨’시즌이 돌아오며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개학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대학에 진학했거나 개강으로 집을 떠난 자녀를 둔 일부 학부모들의 사정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얼마 전 외동딸을 버지니아 소재 한 주립대학 기숙사에 보낸 40대 중반의 이모씨는 품안의 자식을 처음으로 내 보낸 후 허전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딸을 대학으로 보낸 후 이틀 밤을 눈물로 지샜다는 그는 남편과 함께 매일 아침 비어있는 딸의 방에 들어가 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그는 “딸의 흔적이 남아있는 방의 물건을 둘러보며 아이를 느낀다”고 전한다. 이씨는 “학교가 왕복 4시간 거리에 있어 맘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는 데도 이렇게 허전한데 멀리 타주로 보낸 부모들은 말도 못할 것”이라며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을 하소연했다.
한편 자녀들을 떠나보내는데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부모들은 빈둥지 증후군을 현명하게 극복하기도 한다.
훼어팩스 거주 정모씨(43)는 올해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을 블랙스버그 소재 대학 기숙사에 보내고 조금은 허전한 마음이지만 “자녀들이 집이라는 둥지를 벗어나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는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처음 보낼 때는 며칠을 울었지만 올해는 적응이 되어서인지 덜 섭섭하고 아들과 이메일, 전화로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가지 상황 모두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어떤 경우든 지나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또한 지나치게 개학을 반기는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이 부모가 자기를 거부한다고 잘못 이해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부모와 자녀가 각자의 본분에 전념하는 것의 장점을 잘 설명해 줄 것을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허전함을 느끼는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개학이후 남은 시간에 자신의 발전을 위해 투자자 할 것을, 자녀로부터의 해방을 지나치게 반기는 부모들에게는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만들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