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투기행태 부끄러움 계도성 기사에 가슴 후련”

2005-08-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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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석

◆기자석

“부동산 투기행태 부끄러움
계도성 기사에 가슴 후련”

일면부식의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독자가 22일 기사마감 시간인 오전 11시경 다짜고짜 점심을 함께 하자는 전화를 걸어왔다.
갑작스런 제안을 받고 뜨악해 있는 기자에게 독자는 지난주 토요일자에 게재된‘한국식 투기 발붙이나’라는 제목의 본보기사를 보고, 너무나 고마워서 점심을 사주고 싶다는 것이다.
기사내용과 관련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점심을 함께하자는 걸까? 다소 어리둥절했지만, 여하튼 무슨 할 얘기가 있을까 싶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오찬을 함께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10년전에 이민와서 사업을 하고 있는 주 아무개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들을 계도하는데 언론이 앞장서줘야 한다”며 일침을 놨다.
그는 “이곳 동포사회는 동포들을 제대로 이끌어줄 어른도 없고, 단체도 없고, 가치규범도 없다”면서 언론만이 그 역할을 할수 있다며 언론의 책무가 막중하니 계속해서 계도성 기사를 당부하는 말을 이어갔다.
“지난달 코퀴틀람 타운센터서 있은 사전분양 현장에 가봤는데, 전날부터 분양받기 위해 쪼그려 앉아 있는 한인들의 모습을 보니까 ‘한국에서 하는 버릇 왜 여기까지 와서 또하나’싶은 생각이 들면서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이같은 한국식 부동산 투기에 대해 대표적인 어글리 코리안의 행태라고 꼬집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이같은 모습들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는데, 본보의 부동산투기행태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보고 한마디로 속이 시원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진정한 언론이 하나라도 있어서 고맙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한시간 남짓 만남을 끝으로 자리를 털며 일어서는 그는 언론의 계도성 기사를 다시 당부하며 어글리 코리안을 느끼게하는 사례들을 일갈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기’‘자동차 주차시 배기가스 배출구를 화단으로 향하기’‘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큰소리로 떠들어도 부모들의 무관심’‘한인학생들의 술주정’등등.
유치원서 배웠을법한 공중예의조차 지키지 못하는 일부 한인들 때문에 한인사회가 이류국민으로 취급받지는 않을까 염려하는 독자의 얘기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없이‘나만 잇속챙기면 되지 하는 이기적 생각들’이 어글리 코리안을 양산하는 주범임을 느끼게 한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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