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가족도 갖은 고초”
2005-08-18 (목)
유택수씨 장조카 류철희씨의 ‘수난’회고
“한번도 나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것을 후회해 본적이 없습니다.”
스테이트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류철희(83)씨는 1926년에 참의부의 이수홍씨와 함께 서울 동대문 파출소를 습격하고 안성 부호 박승륙씨를 사살한 독립운동가 유택수, 유남수 형제의 장조카다.
류씨에 따르면 류씨는 아버지가 지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후 편모슬하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고. 그의 나이 2세때 작은 아버지들이 옥고를 치르고 큰삼촌 유택수씨가 젊은 나이에 후손도 없이 사형을 당한 후 그의 집안은 언제나 일본 순사들의 감시가 끊이지 않았다.
류씨는 “일제는 독립운동가 자손의 씨를 말리려고 많은 독립군 자손들을 군대로 차출했다”며 본인 또한 2년간 만주로 끌려가 일본군으로 복무했다고 전한다.
류씨의 아내 박상희(84)씨는 “모든 독립 운동가 가족들이 다 힘든 생활을 겪었다”며 남편이 끌려간 2년동안 노모와 조부모들을 모시고, 돌도 안된 갓난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발버둥치던 그때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류씨는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독립운동가들은 기억하고 있지만, 그들 가족의 가려진 희생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광복 60년을 맞는 이 시점에 알려지지 않은 가족들에 대한 희생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