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셀나무/ 우편번호 65760

2005-08-1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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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 Code 65760은 미주리 주의 테쿰세(Tecumseh)라는 산간 마을의 우편번호입니다. 테쿰세 마을은 미주리 주, 알칸사주, 오클라호마 주 등 3개 주의 경계에 걸쳐있는 오작(Ozark) 고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마을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75명의 히피 같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지상 낙원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동풍’(East Wind) 마을이라고 부릅니다. 이 명칭은 1957년 중국 공산당의 모택동이 말한 “동풍이 서풍을 이기고 있다”는 말에서 따온 것으로 사회주의를 통한 이상향을 추구하려는 운동이 미국에서 일어나면서 1973년 보스턴을 떠나 이 산간 마을로 들어온 몇 사람에 의하여 시작된 운동을 지칭합니다.

여기에 모여든 사람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며 함께 일합니다. 산간 지역에서 땅콩 종류를 경작하고 피넛버터를 만들어 팔아 1년에 50만 달러 정도를 벌어 공동으로 나누어 씁니다.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이 무소유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어서 이상적인 삶을 살아갈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창설자 중의 한 사람은 실패하였다고 고백합니다. 저는 몇 가지 이유를 발견합니
다. 첫째, 저들이 모인 기본 이유 중의 하나는 현실도피입니다. 기존 사회 질서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사회주의 시스템을 만들었으나 더 복잡해졌습니다. 피해 다니는 자세는 결코 새로운 창조를 이룰 수 없습니다. 둘째, 서로 다른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모여서 농사만 지으려니 효율이 낮아 충분한 소득을 올리지 못합니다. 시스템만 바꿔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즐겁게 할 때 전체가 잘 돌아갑니다. 셋째, 모인 동기가 다릅니다. 자유롭게 섹스하고 싶어서, 하루 세끼 잘 먹고 잠잘 곳을 찾아서, 바쁜 세상이 싫어서 등 각양각색이기에 만족도도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성경은 시스템만 바꾼다고 천국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구조 조정 백 번 해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나’ 보다는 ‘공동체’의 유익을 위하여 나를 희생 할 줄 아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이 아니면 진정한 공동체의 행복과 기쁨은 없습니다. 성경 사도행전 6장에 보면 사도들이 말씀 전하는 것과 기도에 전념하고, 다른 일들은 더 잘 할 수 있는 7명의 집사를 임명하여 위임하였더니 전체 공동체인 교회와 성도가 기뻐하며 교회가 부흥하였다고 합니다. 시스템의 변화는 은사에 맞게 하여야 하며 그 시스템은 변화 받은 사람들이 운영할 때만 모든 사람이 기뻐하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구조의 변화와 사람의 변화는 항상 같이 가야 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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