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절 60주년 기념음악회서 불꽃 기자정신 추모

2005-08-1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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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

오는 14일 광복 60주년 기념음악회가 워싱턴지역 3개 한인회와 문화홍보원, 아시안-아메리칸뮤직소사이어티 공동 개최로 케네디센터서 열린다. 이날 음악회 2부 순서는 특별히 윤희선씨가 작곡한 ‘마거릿 히긴스의 눈으로 본 한국(Korea in the Eyes of Higgins)’이 초연된다.
마거릿 히긴스는 누구인가. 히긴스는 한국전쟁 당시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종군 특파원으로 29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최전선을 누빈 여장부였다.
작곡가 윤희선씨는 히긴스의 회고록 ‘War in Korea’를 읽고 이 곡을 작곡했다. 한국전쟁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그는 한미 친선의 중요한 고리가 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도쿄 특파원이었던 히긴스는 개전 이틀 뒤인 6월27일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당시 미육군 8사단의 월튼 워커 장군은 “전선에는 여성수용 시설이 없으므로 모든 여자는 후퇴하라”고 명령을 내렸지만 그는 바로 맥아더 사령관에게 달려가 “한국 도처에 숲 덤불이 있고 나는 거기서 자면 되는데 왜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나를 쫓아내려 하느냐”고 항의해 결국 체류 허가를 받아낸다. 그는 맥아더 장군의 지휘로 인천상륙작전이 진행될 때 해병대 돌격상륙선에 동승한 몇 안되는 특파원이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이미 다른 특파원들은 모함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내릴 수 없었다. 함께 타고 있던 해병대원들에게 미안해서 그럴 수 없었고, 또한 내가 지금 여기서 돌아간다면 내 고집에 못 이겨 나를 상륙선에 타도록 허락한 장교들에게도 누를 끼치리란 생각 때문이었다.”
23개월간 전선을 누빈 그는 여기자로서는 최초로 최고의 언론인상인 퓰리처상을 받는다. 여자가 종군기자로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뉴스는 당시 전세계 언론계를 흔든 대사건이었다. 월남전 발발 뒤에도 월남을 여러차례 방문하며 종군기자로 활약한 그녀는 10번째 베트남 방문에서 열대풍토병을 얻어 1966년 1월3일 불꽃같은 45살의 생애를 마쳤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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