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개념의 음악사업 펼치는 MD의 오재선-김준씨
메릴랜드의 한인 청년사업가들이 미 주류 사회에서 ‘큰일 낼’ 준비를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애나폴리스 인근에서 타이틀 업체 등을 운영하는 오재선(미국이름 제이슨)씨와, 오씨의 사업아이디어에 힘을 보태고 있는 김준(미국이름 에드워드)씨 등 한인 투자자들.
오씨에게 2년반 전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미국의 대중음악 산업과 스포츠산업을 접합시키면 어떨까 하는 착상이었다.
현재 미국의 프로 스포츠는 각 도시가 경쟁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프로야구팀 다저스와 양키스의 대결은 LA와 뉴욕의 대결 또한 되는 격이다. 현재 대중음악 뮤지션들에게 이러한 ‘지역별 경쟁’은 무의미하지만, 최고의 구단들이 슈퍼보울, 월드시리즈 등에서 격돌하듯 ‘최고 음악가들의 슈퍼보울’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 오씨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우선 자신의 아이디어를 특허 내고 이 특허 아이디어를 ‘팔고자’ 했다. 그러나 연예사업에 아무 경력도 없는 그의 말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도 없이 문전박대를 당한 끝에 그는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LaFace Records의 CEO 마크 심멜(Mark Shimmel)을 찾아갔다. 유태인이면서도 TLC, 어셔(Usher), 토니 브랙스턴(Toni Braxton) 같은 최고의 흑인 뮤지션들을 산하에 둬 ‘흑인 음악계의 흰둥이’라 불리는 심멜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일이 전개됐다고 오씨는 전했다.
심멜의 조언대로 ‘비즈니스 플랜’을 만들고, 변호사, 마케팅전문가, 홍보전문가 등이 힘을 합치면서 새로운 업체 레드 퀸 미디어(Red Queen Media)가 탄생했다. 현재 오씨는 이 업체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변호사 션 랭컨(Sean Ranken)이 CEO를 맡고 있다. 잔 케리 대선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던 토니 와이치(Tony Wyche) 역시 대변인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레드 퀸은 올해 11월경 캘리포니아에서 ‘16 Bars’라는 제목으로 ‘음악가의 슈퍼보울’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각 도시를 대표하는 10명의 힙합 뮤지션이 출신도시의 명예를 벌고 음악대결을 펼치며, 유료방송(iNDEMAND)을 통해 ‘경기’를 보는 시청자들의 직접투표를 통해 1-2-3등을 가려낸다는 것이다.
레드퀸은 이미 10명의 힙합 뮤지션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음반판매 시장이 매년 축소되고 있으며 따라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힙합 뮤지션이라도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큰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16 Bars’ 경연에 참가할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16 Bars’는 보통 힙합 가사가 16줄로 작사되기 때문에 생겨난 슬랭(은어)이다.
오씨는 “지난 2년반 동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다음달부터는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한인 15가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사업은 ‘뉴 비즈니스’다. 남들이 다 하는 사업이라도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아는 이들이기에 ‘신사업’의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 익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대중음악계의 중요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이라는 게 강한 추진력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올 11월 ‘16 Bars’ 첫 대회(www.1 6bars.com)를 시작으로 향후 컨트리, 팝, 가스펠 등의 장르별 대결로 무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이들 한인 청년사업가들의 야심찬 구상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맺을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