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옛 말에 여자는 3일에 한번씩 매를 맞아야하며 북어와 여자는 팰수록 제 맛이 난다는 무식한 말이 있는 것을 필자도 들은 기억이 있다. 생각할수록 전 근대적이며 반 인륜 적인 말이다. 그래서인지 유난히도 한인사회에 가정폭력이 만연하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 지속적인 계몽을 해도 줄어들지 않는 범죄 행위로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여자 잘못 때리면 3년 징역간다는 신조어가 유행되었으면 한다.
남편으로부터의 지속적 폭력에 대항
살해하더라도 ‘정당방위’ 인정 가능
매맞는 여인 증후군(Battered Women’s Syndrome)
우리말로 직역을 하니까 어감이 이상한데 일반적으로 현재에 발생하는 폭행에 대해 지난번에 여러번 언급했듯이 동시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반응으로 공격적 행위를 취하면 정당방위라고 설명했는데 여기서 파생된 비교적 새로운 개념의 정당방위의 하나인 매맞는 여인 증후군(Battered Women’s Syndrome)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적인 공격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도 지속적으로 장기간 폭행을 당해온 아내나 연인이 남편이나 동거인을 폭행하거나 심지어 살인을 하여도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법적 개념이다. 예를 들어 잠자고 있는 남편을 흉기로 구타하거나 살해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미국의 대다수의 주에서 배심원이나 판사들이 장기간 남편(또는 애인)의 정신적, 육체적, 또는 성적인 학대에 시달려오다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거나 또는 심한 신체적 부상을 향후에 입을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남편을 폭행 또는 살인했을 경우 정당방위의 가능성을 고려하게 만들었다. 물론 캘리포니아도 이 법이 적용된다.
증후군의 내용(Nature of the Syndrome)
캘리포니아주도 여자 피고의 정당방위를 주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형사 재판시 Battered Women’s Syndrome에 관련된 직·간접적 증거를 제시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용어 자체는 ‘ 매맞는 여인 증후군’이라고 표현되어 왔지만 이 심리적 상태는 남자와 어린아이에게도 적용되는 개념이다. 이유는 3일에 한번씩 매맞는 남자의 수도 상당히 되며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수도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Battered Women’s Syndrome(이하 BWS)는 학대적인 남녀 관계의 동거에서 볼 수 있는 심리적, 행동적 반응의 복합된 상태를 말한다.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Dr. Lenore Walker는 증후군을 설명하기 위해 두가지 심리학적 논리를 수립했는데 하나는 폭력의 반복(Cycle of Violence) 그리고 두 번째는 습득된 무기력(Learned Helpless theory)이다. 폭력의 사이클 논리를 보면 학대적 관계에는 3 단계에 걸친 패턴이 있다.
첫째는 긴장감의 축적 기간(tension building period)이고 이 기간을 거쳐 급성폭력(Acute battering incident)으로 이어진 후 마지막으로 후회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쉽게 설명하면 과격한 성격의 남편이 분노를 축적하다 순간적으로 폭발하여 아내를 구타한 후 다음단계로 무릎 꿇고 사과하며 선물, 또는 꽃 등으로 아내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행동이다.
좋은 예로 한국 TV 방송에서 가정폭력 방지 계몽으로 보여주는 내용이 있다. 천둥번개 치는 심리적 난리가 지나간 후 남편이 비굴한 목소리로 다시는 안 그런다고 비는 장면이다. 상기 사이클이 남녀의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 여성들이 왜 관계를 청산하고 떠나지 않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두번째 논리인 습득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다. 반복된 구타(Repeated Battering)는 피해자로 하여금 우울증 상태(Depression)로 빠지게 하며 자포자기(Helpless)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심리적으로 이 관계를 정리할 능력이 없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남성이 지배적이고 난폭한 성격의 소유자와 장기간 동거하며 피해를 본 여성들이 전형적으로 보이는 패턴이다.
(다음 주에 계속)
김기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