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만이라도 한번 봤으면”
2005-06-24 (금) 12:00:00
7세때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성장한 릭키 태 커솝(38세, 한국명 하태영)씨가 자신을 낳아준 부모와 가족을 찾고 있다.
커숍씨가 기억하는 것은 4살 때인 1971년 부모와 함께 생활하던 할아버지에 의해 서울 인근 기차역에서 누나와 함께 버려진 것. 누나 역시 집을 찾을 수 있다며 어디론가 가 버린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던 기억뿐. 그는 동두천에 있는 아신 고아원으로 옮겨져 입양될 때까지 이곳서 살았다. 그의 기억 속의 가족은 부모와 누나, 남동생, 할아버지로 거리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모습이 전부다.
입양 서류에는 그의 이름과 생년월일(67년 9월13일), 경기도 출생 기록만이 있다.
그의 양부 말콤 커솝씨(매나사스 거주, 현 미육군 대령)는 73-74년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에 근무 당시 인근 고아원을 찾아 어린이들을 돌보다 한국 근무가 끝나자 릭키씨를 입양, 미국에 데려왔다.
유복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릭키 씨였지만 늘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최근 행여라도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봐 꺼내지 못한 ‘친부모 찾기’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양부모는 오히려 자신들이 미리 나서지 못한 것을 미안해했다. 양어머니 대그마 커솝씨는 “릭키는 우리 가정의 소중한 보석이었다. 진작에 릭키에게 한국말과 문화에 대해 가르치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릭키의 아들과 딸을 위해서도 한국의 가족을 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릭키씨는”그저 한 번만이라도 친부모의 얼굴을 보고 싶다”며 “부모를 원망한 적도 없으며 나를 찾지 않았을 때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릭키씨는 현재 레스토랑 맥코믹 슈믹스의 볼티모어점 수석 요리사로 근무중이며 7, 4세 남매를 두었다
연락처(703)393-0583
<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