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섭, 어깨에 힘 빼라’
2005-06-23 (목) 12:00:00
최근 17타수 무안타, 2할3푼9리 추락
최희섭이 최근 17타수 무안타 슬럼프에 빠지며 타율이 2할3푼9리로 급락했다.
2주전만해도 4경기 연속 홈런으로 줏가를 높이던 최희섭은 지난 16일 캔사스시티 로얄즈전 이후 단 한차례도 손 맛을 보지 못하고 급락세를 보이며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희섭은 22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6회 대타로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2회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풀 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선뒤 4회에서도 1사후에서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나 6회에 대타 안토니오 페레스로 교체됐다.
최희섭은 올 시즌 홈런 13방으로 파워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당초 목표인 홈런 20방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타율. 2할3푼9리 타율로선 붙박이 1루수로 뿌리내리긴 힘들다. 어떻게 하든지 타율을 높여야 희섭이 산다.
최희섭은 지난해에도 후반기에 급격한 슬럼프 속에서 홈런 없이 타율 1할6푼기록을 내며 벤치로 좌천된 바 있다.
최희섭은 천부적인 홈런 파워에도 불구하고 야구의 ABC인 맞히는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희섭은 홈런 13방을 치면서 2루타는 6개에 불과하다. 홈런은 빚겨 맞는 경우가 많다. 정통으로 맞히는 2루타가 많아야 진정한 장타자라 할 수 있다.
최희섭은 2주전 1게임 3홈런을 기록하는 홈런 쇼 이후 어깨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고 있지 않나 염려된다.
자이언츠의 레이 드루함같은 타자는 홈런이 3개에 그치고 있으면서 2루타는 무려 16개나 된다. 타율도 2할8푼, 홈런이 많은최희섭보다도 안정감있는 타력을 보이고 있다.
본즈같은 대형 타자를 제외하고 메이저이그에서 의식적으로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는 드물다. 홈런을 13개에 2루타 6개는 어딘가 어색하다.
물론 최희섭은 홈런 하나 만으로도 먹고 살수 있는 천부적인 홈런 타자이다. 그러나 타율이 따라주지 않는 홈런 타자는 감독의 신뢰를 쌓기가 힘들다. 더욱이 팀 도우미로서는 드문드문 터지는 홈런타자 보다는 클러치에서 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유용하다.
최희섭은 올 시즌 많은 홈런 보다는 홈런 15방에 타율 2할7푼이 이상적이다. 타율 2할4푼은 홈런이 20방이 넘어도 어딘가 초라하다. 너무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을 벗고, 어깨에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