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의 기적, 내일의 재앙?

2005-06-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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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계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와 인간 복제분야에서 앞장서서 세계를 이끌어 가는 것을 보며 경탄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와 같은 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 가지 흐름을 생각하면서 장래가 염려스러워진다. 내가 왜 염려하는가를 말하기 위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여러분 중에 자신 또는 친지가 성형수술을 한 적이 있습니까? 나의 질문에 반감을 갖지 마시고 손을 들어보세요. 쌍꺼풀 수술을 하였나요? 코를 높였나요? 아니면 가슴을 크게 만들거나 얼굴 주름살을 펴거나 또는 모발 이식을 하였나요?
세계에서 한국이 성형수술로 으뜸가는 나라인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이처럼 보편적인 수술이외에도 남자아이의 키를 크게 만들기 위해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하기도 하고, 영어발음을 잘하게 하기 위하여 어린아이의 혀 수술을 한다는 기이한 소문도 들린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보면, 많은 한국사람들이 하나님이 주신 그대로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외모를 더 ‘향상’시키기 위하여 성형의술에 도움을 청한다.
외모를 향상하기 위해 별 생각 없이 아주 가볍게 과학에 의존하는 사고방식이 나를 근심스럽게 한다. 내가 성형수술을 나쁘게 생각한다고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나는 ‘복원’ 의술이 얼마나 큰 선물인가를 경험한 사람이다. 나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발에 화상을 입었을 때, 뛰어난 외과의사가 그의 엉덩이 살을 떼어서 손상된 발목에 이식하여 치료하여 주었다. 이와 같은 의술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의 아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두 번째 질문은 사적이지만 중요한 질문이기에 독자들에게 여기서 묻고자 한다. 결혼한 부부 중에 아이를 가질 수 있지만 갖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까? 아이들을 한 명이나 두 명 가진 사람이 몇 명이나 됩니까? 낙태수술을 하였거나 낙태수술을 한 비용을 댄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나의 질문을 기분 나쁘게 생각지 말고, 질문에 손을 들어보세요.
최근에 한국 미디아가 발표한 출산율은 정말 놀랍다. 한국 여성이 1.2명의 자녀를 낳는다고 한다. 이와 같은 통계에 의하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지 않나 싶다. 인구를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하여 필요한 가족 당 2.1명의 비율에 비하면 너무도 낮은 숫자다.
한국사람들이 자연적인 생식 과정을 간섭하여 출산을 인공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피임으로 임신을 방지하고 낙태로써 임신을 중절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외모를 ‘향상’하고자하는 바램과 생식을 간섭하는 인공적인 ‘산아제한’, 이두가지 유행과 인간복제가 가능한 놀라운 의술이 합치게 될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다음 백년간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외모와 신체를 의술로 향상시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피임과 낙태, 그리고 태아의 성 선택 등 생식 과정의 간섭에 대하여 별로 도덕적인 관여가 없는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여기 한 한인부부가 있다고 가정하여보자. 물론 그들은 남아를 선호할 것이다. 과연 이 부부는 긴 다리와 큰 눈을 가진 향상된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사회적인 압박감을 이길 수 있을까? 의사가 DNA를 조종하여 향상된 아들을 낳게 하여준다고 할 때 과연 그들은 도덕적인 이유로 반대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깊게 한국을 살펴보자. 현대 한국에서 의술로 외모의 향상을 취하고, 의술로 생식을 간섭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이와 같은 환경에 인간복제 기술이 더하여진다고 생각하여 보라.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재앙이 되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교육학 박사·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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