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다운 사업을 생각하며

2005-06-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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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문득문득 사람은 모두 본래 착한 성품으로 태어났다는 성선설을 재삼 믿게 되는 순간이 있다. 세상이 살맛 나는 곳이 되고 주위 사람들이 한결 아름다와 보이는 때다. 지난주에도 그런 때가 있었다. 아름다운 재단의 창설자이자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의 이야기와 그 재단의 북가주 지부 설립에 앞서 모이고 있는 많은 물심양면의 후원과 덕담들에 대해 읽었다.
아름다운 재단의 활동에 대해서는 벌써 익히 들었다.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는 헌납 받은 각종 재활용 물품을 판매하여 그 수익금으로 아름다운 꿈 이루기, 소원 우체통 등 각종 자선활동을 하는데, 일반인 뿐 아니라 15개국 대사부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사들도 소품을 기증하거나 앞을 다투어 시간을 봉사하고 있음에 아름다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수익금 1% 헌금을 하는 업소인 나눔의 가게 만 전국에 1,029곳, 일반 회원이 2만5,000에 육박하고 있다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업인가. 헌금자들이나, 물건을 파는 이, 구매하는 이들도 모두 좋은 일에 한몫 한다는 즐거운 마음이니 사업이 번창할 수밖에 없다. 북가주 지부도 헌금하는 이의 희망에 따른 각종 분야의 장학금이나 기금이 생긴다하니 자선활동이 알뜰하게 될 것 같다. 대대적인 규모로 운영되어오던 미국의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도 그런 식으로, 헌금자가 지정한 자선업체에 자신의 수입의 일정금액을 매월 자동적으로 기부하는데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엄청난 금액을 모금한다. 소수의 재벌이 아닌 수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것 또한 뜻깊다.
이제 북가주의 아름다운 사업에도 그처럼 많은 업소와 개인들이 참가하여 적은 금액이라도 일정하게 다달이 붓게되는 운동이 봇물처럼 퍼져 불우한 가정의 자녀들의 공부에, 새 이민자들의 생활정착에, 장애자 노약자들의 어려움 등에 도움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희망이 부푼다.
한가지 조심스레 바랄게 있다면 이 아름다운 사업을 효율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인재들이 적절히 등용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자영업하며 돈 꽤나 모은 사람들이 몫 돈을 내놓고 번듯한 감투를 쓰고선 주먹구구식 운영이나 불투명 재정 내지 자금비리, 혹은 권력다툼에 치중하는 퇴폐가 절대로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행히 출범에 앞서 수많은 좋은 징조가 보인다. 이제 미국에도 조직적인 한인사회 내 봉사와 자선의 시대가 온 것일까. 부디 번영하는 한인사회를 향하여 꿈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들이 많이 참가하여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나눔의 헌금을 토대로 아름다운 사업을 아름답게 펼쳐나가기를 기원한다.


박정현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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