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 확실히 자리매김
김병현이 감격의 첫 승을 기록했다.
김병현은 12일 덴버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전 홈 경기에서 올 시즌 4번째로 선발등판, 6이닝동안 2실점으로 역투, 콜로라도의 7-3 승리를 견인하며 감격의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다.
김병현은 이날 마쿠스 타미스등을 3차례나 3진으로 돌려 세우는등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캐리어 최고 8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피안타 5개, 몸맞는 공 1개 포함 4사구는 3개였다.
1회에는 11개의 투구 가운데 10개가 스트라이크였고 4회에는 7개 투구가 전부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 등 구위와 제구력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김병현은 7-2로 크게 앞선 7회말 마운드를 제이슨 위타식에게 넘겨주었고 콜로라도는 디트로이트의 추격을 7-3으로 막아내며 승리했다.
김병현의 이날 승리로 콜로라도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콜로라도의 클리튼 허들 감독은 김병현이 다시는 불펜으로 돌아갈 일이 없을 것이라며 김병현을 선발 진입을 공식화했다.
김병현은 올 콜로라도에서 피안타율 2할3푼9리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호투했다. 그러나 제구력이 흔들리며 볼넷과 폭투 등으로 방어율이 5.91로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선발등판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피칭으로 불펜보다는 선발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 했다.
김병현은 D벡스 시절부터 집요하게 선발을 고집해 왔다. D벡스 시절 클로저로 활약하며 2002년에는 36세이브(방어율 2.04)를 기록하는 등 특급 클로저로서의 위상을 높였으나 2003년 돌연한 선발 고집으로 밥 블렌니 감독과 불화를 겪은 뒤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됐다. 김병현은 보스턴 시절부터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선발, 클로저를 오가며 정체성 없는 시절을 보내기 시작했다.
손가락 욕설 제스쳐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김병현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만신창이 된 채 콜로라도로 옮겨왔다.
콜로라도에서 김병현의 역할은 불펜에서 선발요원이나 땜질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4차례 땜질 선발 등판에서 주전 보다도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팀 관계자들을 놀라케했다.
김병현은 프로 통산 피안타율 2할9리로 뛰어난 기록을 내고 있다. 선발, 불펜, 클로저 어느 위치에서도 역투할 수 있는 구력은 확실하다. 문제는 위기 관리과 정신력. 월드시리즈 악몽을 안고 있는 김병현은 단 1차례의 실수나 1 개의 공으로 무너지는 클로저나 불펜보다는 경기를 자신의 재량 것 이끌어갈 수 있는 선발이 좋다고 주장해 왔다.
김병현은 4차례 선발 등판에서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병현의 선발능력이 입증된 이상 김병현이 다시 불펜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병현이 롱런할 수 있겠느냐는 것. 콘드롤 안정, 감정 절제가 롱런의 관건이다.
초반 대량 실점을 면하고 재량껏 경기를 이끈다면 선발에서의 롱런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예상이다.
불과 1달 전만해도 메이저리그 캐리어를 위협받던 김병현의 운명이 달라졌다.
’나 선발하고 싶어’
김병현의 아메리칸 꿈이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