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FTA 협상 일기예보

2005-06-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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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자동차·축산·조선업 반발 거세

한국과 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앞두고 양국의 전망이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관련업계의 반발이 의외로 거센 데다 내각의 정치불안까지 겹쳐 향후 협상일정을 흐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두 차례의 예비협상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국회비준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는 특히 자동차·축산·조선분야에서 한국과의 FTA협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가장 큰 경제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캐나다정부는 한국시장 진출을 아시아의 교두보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는 한국의 시장특성상 공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외제자동차에 대해 세금추적을 벌이는 등 한국시장의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시장공략이 어렵다는 것. 이에 따라 업계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관행이 먼저 제거돼야 하며 캐나다산 자동차관련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문호가 개방되지 않는 한 자유무역은 별로 득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마이클 그리멀디 캐나다법인장은“우리는 원칙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캐나다법인의 톰 맥퍼슨 대변인은 “캐나다와 한국간 자유무역이 체결되면 이는 서로에게 이로운 윈-윈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대한(對韓) 무역적자는 지난 99년 15억8천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5억6천만달러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이중 절반은 지난해 자동차 관련산업의 19억달러에 기인했다.
자동차산업 외에도 캐나다의 축산업계는 한국이 지난 2003년 알버타의 광우병파동 이후 문을 닫고 있는 쇠고기시장을 즉각 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세계 최대의 조선국가임을 들어 캐나다의 조선업계 역시 FTA 체결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캐나다정부 관계자는 한국과의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업계는 임업·수산업·기타 농업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캐나다와 FTA 체결을 위한 본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의 이건태 지역통상국장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담이 열리는 제주도에서 캐나다정부 당국자와 통상장관회의를 갖고 포괄적 FTA 협상 개시를 이른 시일 안에 발표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캐 양국정부는 올해 1월과 3월 열렸던 FTA 예비협의를 거쳐 이날 협상 개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내각 불안을 겪고 있는 캐나다측의 요청으로 발표가 연기됐다. 통상교섭본부는 양국이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 내에 협상을 개시한 뒤 1년 정도의 협상기간과 국회비준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FTA 체결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차례의 예비협상 결과, 한국은 자동차·타이어·무선통신·철강·섬유 등 제조업의 북미시장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캐나다는 의약품·화장품 등 정밀화학 및 석유화학 제품, 통신기기 부품, 발전기 등의 한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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