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주 항쟁 美 책임 있다”

2005-06-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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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석 교수등 진상 규명委 강연서 주장

「광주항쟁 25주년 기념 북미투어」 1일 다운타운서 개최

“광주항쟁이 발생한 지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광주항쟁 진상규명위원회와 밴쿠버 한인학생 반전 네트워크(KSAW)가 공동으로 주최한 「광주항쟁 25주년 기념 북미투어」행사가 1일 저녁 다운타운 소재 사이먼 프레이져(SFU) 하버센터에서 개최됐다.
광주 항쟁 25주년을 맞아 북미 순회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는 진상 조사위원회 소속 김효석 교수(광주 송원대)는 당시 광주 대동고 3학년생으로 그가 목격한 경험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이날 강연회에서 사 반세기가 지났지만 미해결 과제가 아직 존재한다며 ▲실종자 중 발견되지 않은 사람 ▲발포 명령권자 ▲최종 군사작전 지휘권이 아직도 미국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23일째 북미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는 그는“ 미국 순회 강연에서 80년 5월 당시 미 해군으로 한국에 파견된 한 인사로터 미군이 광주항쟁과 관련 진압훈련을 받았으며 여군도 참여하는 것인지에 대해 토론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침묵 및 개입과 관련“당시 조선대 학보편집장으로 미국을 비판한 논문을 게재한 이철규 학생의 죽음이 미 국무부가 한국 검찰이 사건 조사도 하기 전에 나서서 유례없이 두 차례 논평을 한 것은 미국이 광주 진압과 관련 무언가 사전에 인지했으며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사회 모습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해방 후 한국의 3대 주축 세력으로 ▲미 유학 출신의 친미학자로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 ▲친일 인사 ▲극우 반공의 기독교 인사들을 지칭하고 이들이 여전히 지도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관련 대목에서 “MBC 문화 방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북한과 미국간 핵전쟁이 나면 응답자의 48%가 북한을 36%가 미국을 지지하겠다는 통계가 있었다”며 최근 국제적 이슈가 된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참석자들을 향해“여러분이라면 강도가 총을 들고 여러분 집에 들어오는데 칼로 막겠는가 아니면 총을 들고 막겠는가?”라고 되물은 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반응과 압박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미국 평화 봉사단 요원(영어 교사)으로 80년 5월을 전후해 광주에서 3년간 생활을 했다는 UBC 한국학 연구소 돈 베이커 교수도 참석했다.
그는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광주 비극을 접했다고 울먹이면서“10.26후 전두환 군사 정권이 들어서기 직전까지 한국에서의 민주화와 관련 암울한 상황에서 그 어느 도시도 움직이지 않았으나 광주 시민만이 일어섰다”며“자랑스런 사람들(I’m proud of them)”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는“UN의 승인도 얻지 않고 이라크를 공격하고 이에 핵무기 보유를 이유로 북한을 압박하는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이익은 개의치 않는다(They don’t care of Korea)”며“민주와 평화를 지향하는 광주정신을 이어 받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에 의한 질의와 답변 시간이 있어 밤 10시를 넘어서까지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밴쿠버 시의원으로 활약이 뛰어난 팀 루이스 의원이 휠체어를 타고 끝날 때까지 자리를 같이 하는 한편 광주의 한(恨)과 평화의 의미를 보여주는 춤사위 공연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안영모기자mcah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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