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의 이민 개혁 열정

2004-12-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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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연말 기자회견에서 국경수비는 강화하되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미국인들의 온정적 가슴’을 보여주는 이민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밀수꾼이나 마약 밀매자들은 가려내면서 미국민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자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집권 2기 중 부시는 이민법 개혁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민법 개혁은 이 땅의 수백만 불법체류자 뿐 아니라 그들의 고용주, 같이 일하는 동료, 혹은 그들을 돌보는 자들이거나 그들을 겁내는 자들 모두에게 희소식이다. 대통령은 미 국민들과 이민자들 모두에게 비인도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위험하다고 지적된 현 이민 시스템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하게 막강한 자리이다. 연방의회 역시 여당이 장악하고 있고 보면 대통령은 개혁을 시도해볼 좋은 여건들을 다 갖추고 있다.
그러나 여건이 좋다해도 변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이민법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그것도 공화당 내에서 드높다.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 개혁안이 나오기까지 부시대통령은 여당 내 지지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노조및 이민자 옹호 그룹과의 협상 과정에서 도움 을 얻을 수 있도록 민주당 쪽 지지를 확보하는 정지작업이 필요하다.
부시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월 이민 개혁을 약속했지만 그후 구체적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존 맥케인 연방상원의원이 다른 두 의원들과 함께 준비해 온 법안이 있으니 거기서부터 시작을 하면 좋을 것이다. 이 법안은 국경 수비를 강화하는 반면 미국민들 기피 일자리에 대한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안된 포괄적 개혁법안이다. 불법체류자 사면 법안은 아니지만 참가자들에게 장차 합법적 체류 자격 신청의 길을 열어주는 방문 노동자 프로그램이다. 이민 개혁은 시간이 걸리고, 질질 끌수록 불법 체류자 수는 늘어날 것이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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