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닥친 재앙
어제 대지진이 일어난 장소는 뜻밖의 지점은 아니었다. 진앙지인 수마트라의 서쪽 끝은 지구의 표면을 이루고 있는 두 판이 충돌하는 지질학적으로 가장 위험한 곳이다.
이번 지진의 강도는 지난 100년간 4번째로 강한 것이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1만3,000명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 죽음의 대부분은 지각의 급작스런 이동으로 인해 인도양과 남지나해를 휩쓴 해일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육지에서 지진이 일어날 때는 그 피해가 진앙 근처에 국한된다. 그러나 진앙이 해저일 때는 해일이 해안을 강타할 때까지 지진의 에너지는 수백마일 반경에 영향을 미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번에도 재난이 발생하기 전 해일의 전형적인 사인이 나타났다. 해변에서 갑자기 물이 빠져나가면서 곧 이어 40피트 높이의 파도가 덮친 것이다. 이번 해일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를 비롯 타일랜드에서 인도 각지에 피해를 입혔다.
직접적인 피해도 심각하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바다로 떠내려간 시체와 잔해가 돌아오면 질병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다. 높은 지대로 이동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일부 섬과 저지대에는 피신할 높은 지대조차 없었다. 이번 해일은 이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저지대에 살고 있는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줬다.
일단 충격과 고통이 가신 뒤에는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우리가 피해자를 도와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런 비극의 근본 원인은 인간의 존재에 무관심한 채 지구 내부의 압력에 따라 움직이는 판들의 거대하고 비도덕적인 메커니즘이다. 이런 힘이 인간의 역사와 만날 때 비극이 연출된다. 이번 사건은 지질학적으로 볼 때 인간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 사설>
재해 복구에 힘뭉쳐야
현대 최대의 자연재해는 1976년 중국 당산에서 일어났다. 이 지진으로 25만명이 사망했지만 수 년 내 이 도시는 복구됐다.
이번 일요일 발생한 해일 피해를 그처럼 빨리 복구하기는 힘들 것이다. 피해는 남아시아 8개국에 퍼져 있다. 2만2,000명에 달하는 피해자의 대부분은 해안지대에 사는 가난한 농부들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1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게다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북쪽과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은 반군들이 활동하고 있는 전쟁 지역이다.
인도적 지원을 위해 손발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1998년 허리케인이 중앙 아메리카를 강타했을 때 월드 뱅크는 200만 이재민을 돕기 위해 53억달러의 융자금을 내놨다.
이번 재해복구를 위해 각국과 구호 단체들은 자신들이 잘 아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돕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과거 뚜렷한 지원 경력이 있는 단체에 헌금을 하면 피해를 입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 지원은 질병의 위협이 줄어들고 복구 공사가 시작된 후에도 수개월 필요할 것이다. 희망과 기도와 함께 돈과 물자가 복구를 빠르게 할 것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사설>
미국의 도움 필요하다
흔들리는 비디오 화면과 목격자들의 숨가쁜 묘사는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나타나 집과 나무들을 쓸어가 버린다. 40년래 최악의 지진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인근 바다 밑에서 발생, 이로 인해 수천마일의 해안선이 피해를 입었다. 수천명이 죽었으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밤 현재 사망자 수는 1만3,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천’ 마일이니 ‘수 천명의 사망’이니 하는 단어는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가족을 잃은 아이들, 쓸려간 마을, 생계를 잃어버린 가장들을 지칭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기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 벌어진 이번 재앙은 자연과 운명의 예측 불가능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운명만이 이런 비극으로부터 누가 고통받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가난이 이들로 하여금 위험한 지역과 취약한 가옥에서 살게 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진과 해일이 닥쳐 더 많은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인도, 타일랜드는 경제 개발의 정도는 다 다르지만 어느 나라도 부자는 아니다. 그러나 모두 민주국가이고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과 미국인이 도움을 손길을 뻗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원조를 제공할 때다.
<워싱턴포스트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