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은퇴연금을 활용한 절세 극대화

<문> 저희 부부는 둘 다 의사로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지난 10여년간 은퇴계획과 함께 과도한 소득세 부담을 경감하는 현실적 방편으로써 개인 은퇴연금인 SEP에 세법이 허용하는 최대 금액을 매년 적립해 왔습니다. 매년 수입이 늘다보니 SEP에 적립하기에 연 4만달러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며 또 10여명의 직원에게 급여액의 25%를 차등 없이 SEP 플랜에 넣어주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은퇴계좌에 더 많은 금액을 적립하면서도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하던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답> 자영업자들에게는 세무대책과 노후의 은퇴계획에 있어 SEP만큼 간편하면서도 절세 효과가 큰 다른 방도는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 납세소득(taxable income)이 20만달러가 넘는 경우라면 적립금액의 한계성(2004년의 경우 최대 4만1,000달러까지 가능)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제액이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에게도 차등 없이 급여액의 25%를 SEP 플랜에 적립해 줘야 하는 조항은 고용주에게는 큰 부담이 돼 직원숫자가 많은 경우 실제로 SEP플랜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세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은퇴 연금제도는 정액납입제(defined contribution plan)와 정액수령제(defined benefit plan)로 크게 나뉘며 SEP은 정액 납입제의 한가지 형태로 매년 은퇴계좌에 적립하는 금액의 산출방식이 미리 정해져 있어 매년 일정한 금액을 적립할 수도, 영업실적에 따라 순익의 일정비율을 적립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정액수령제는 은퇴 후 매년 지급되는 연금의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춰 매년 적립해야 할 금액을 역산하는 방식입니다. 지나친 남용을 막기 위해서 일년에 받을 수 있는 최대 연금 혜택은 현재 16만달러로 한정돼 있습니다.
60세에 은퇴해 사망하기까지 매년 16만 달러씩 연금을 받기 위해서 매년 은퇴계좌에 얼마씩 넣어야 하는 지의 계산은 각종 통계자료와 복잡한 수리계산을 통해 전문가(actuary)가 담당합니다.
정액수령제의 장단점

직원들의 근속연도나 연령 또는 급여액수 등을 고려해서 각자 은퇴 후 받을 연금액수에 차이를 두는 것은 가능합니다. 정액납입제나 정액수령제나 직원들을 차등 없이 연금플랜에 가입기회를 줘야하는 기본 전제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정액수령제의 경우 귀하처럼 은퇴시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경우 사람들과 아직도 은퇴시기가 먼 젊은 사람들을 위해 매년 납입해야 하는 금액에는 현격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기업주가 나이가 많고 은퇴시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았는데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젊고 은퇴를 20년 이상 남겨놓은 경우라면 이 방편이 최선책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액수령제를 적절히 활용하여 회사 은퇴연금 적립금 중 90% 이상을 기업주와 그 가족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예도 있습니다.
정액수령제의 또 다른 장점은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세금공제액이 플랜에 따라 연 수십만 달러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소득자에게는 대단한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장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첫째 단점은 은퇴 후 지급해야 할 연금액이 정해져 있는 만큼 플랜에 가입 후 회사 형편에 따라 신축성 있게 납입금액을 조정하기 힘들므로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을 때는 치명적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둘째, 연금액이 정해져 있는 만큼 회사에서 적립된 은퇴자금은 생명보험이나 연금(annuity) 기금 등에 투자하도록 한정돼 있어서 투자효율 면에서 이러한 제약이 있는 플랜에 비해 떨어집니다. 셋째, 이 플랜의 자금관리를 위한 신탁(trust)을 설립해야 하는데 관리 및 운용에 따른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넷째, 플랜을 중도 포기하면 적립한 모든 연금혜택이 수혜자에게 분배되고 그것은 곧바로 소득으로 연결되어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적립된 연금을 수혜자가 개인 돈으로 구입하여 개인 은퇴계좌 등에 연계(rollover)시켜야 하기 때문에 많은 현금이 준비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섯째, 이 플랜도 직원수가 많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따라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액수가 점증하여 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현명하고 치밀한 계획과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귀하의 경우 은퇴연금 운영방식을 현재 SEP에서 정액수령제(defined benefit pan)로 바꾸는 것을 고려할 만 합니다. 하지만 비용부담과 단점도 많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신중히 결정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전경배 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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