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라인/랜디 잔슨의 딜레마
2004-12-22 (수) 12:00:00
플레이오프 팀으로 날 보내주∼
랜디 잔슨이 트레이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본인은 D백스를 떠나길 간절히 원하고 있고, D백스 또한 잔슨을 미끼로 팀 재건에 나서고 있으나 워낙 높은 연봉, D백스의 요구가 커서 트레이드 성사가 난항을 겪고있다.
커트 쉴링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며 D백스를 월드시리즈에 올려놓은 바 있는 잔슨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D백스에 강력히 트레이드를 요구해 오고 있다. 올 41세가 되는 잔슨은 만년을 꼴찌 팀(D백스)에서 썩느니 양키즈건 보스턴이건… 강팀이라면 어디든지 보내달라는 것이다.
D백스 또한 잔슨이 있건 없건 어차피 하위 성적을 면치 못할 바에야 잔슨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이다. D백스는 지난주 양키즈, 다저스와의 3자 트레이드를 통해 잔슨을 정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잔슨을 양키즈로 보내고 브레드 패니, 션 그린등을 다저스로부터 영입하겠다는 방안이다.
아드리안 벨트레 등을 잃고 팀 재건이 절실한 다저스 역시 한물간 션 그린을 D백스로 보내고 양키즈로부터 유망 포수 디오너 나바로, 선발 하비에어 바스케즈 등을 영입하겠다는 생각으로 3자 트레이드에 응했다. 그러나 3자 트레이드는 처음부터 다저스에게는 전혀 영향가 없는 트레이드였다. 먼저 D백스가 션 그린의 영입으로 트로이 글로스, 루이스 곤잘레스와 함께 황금 트리오를 구축하고, 양키즈 역시 잔슨의 영입으로 특급 마운드를 구축하며 이번 트레이드의 최고의 득을 보는 반면 다저스의 경우 션 그린등을 보내고 얻는 대가가 너무도 초라하다. 더욱이 왼손잡이 이스이 까지 거론되는 실정에서 다저스가 트레이드에 동의 할 리는 만무했다.
3자 트레이드는 결국 다저스가 전면 거부로 ‘설’에 그치고 말았다.
랜디 잔슨은 내년도 연봉 1천6백만불을 수익하는 거물이다. 쓸만한 타자 3명, 선발 투수 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거금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팀은 양키즈를 제외하고는 별로 없다. 잔슨이 올 41세로 황혼기를 맞고 있다는 것도 잔슨 트레이드의 걸림돌이다.
잔슨은 2년전 배리 본즈와 마찬 가지로 쉽사리 유동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잔슨의 소유권을 쥐고 있는 D벡스가 선선히 물러선다면 몰라도 잔슨의 트레이드는 쉽지 않다. 잔슨은 아무래도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내년도에 D백스에서 잔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D벡스는 어떤 방법으로 잔슨을 트레이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D백스가 어떤 방향으로 노력하든 가장 배제하기 힘든 가능성이 잔슨의 D백스의 잔류다. 너무 거물이어서 정리하기 힘든 것이 잔슨 트레이드의 딜레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