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물보고 정하라

2004-12-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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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이 버나드 케릭을 안보 장관으로 지명하자 그의 상관이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그가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그의 말은 적중했다. “그는 똑똑하고 유능한 매니저”라고 추켜세웠던 줄리아니는 지난 주말 그를 추천한데 대해 사과하고 말았다.
백악관이 이번 일과 관련 제일 잘 한 것은 그의 지명 철회가 불법체류자 보모를 고용했기 때문이라고 둘러댄 것이다. 불법체류자 고용하고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은 아마 안보 장관이 되지 못할 결격 사유일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 때 법무장관으로 지명됐던 조이 베어드나 부시 1기 때 노동장관으로 지명된 린다 차베스도 같은 이유로 낙마했다.
그러나 케릭은 그 외에도 축재를 비롯한 숱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백악관은 다른 문제들은 지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뉴욕 신문에 매일 쏟아져 나오는 스캔들 모두를 잠재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케릭이 줄리아니 사람이기 때문에 부시는 재선 캠페인에서 공을 세운 줄리아니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또 9/11 사태가 발생했을 때 뉴욕 경찰국장이었던 그가 안보 장관이 된다는 것은 상징적으로도 매력적인 일이다. 뉴욕경찰은 신화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음 안보 장관 지명자는 신화가 아니라 경영 능력과 정치감각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탐 리지 하에서 안보부의 위상은 부통령과 법무장관에 밀려 추락했다. 유권자들은 보다 무게 있는 인물을 원한다.


LA 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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