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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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10대4명 흑인소년 집단폭행

2004-12-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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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밸리‘인종증오 도시’우려

시장, 피해자 가족에 사과 조기수습
범죄 안전도시 명성에 오점

지난 6일 시미밸리 대로상에서 4명의 백인 청소년들이 신문팔이 흑인 청소년(17세)을 집단 폭행한 사건이 인종증오 범행으로 드러나면서 시미밸리의 시장이 ‘시미밸리는 인종차별 도시’라는 불명예스런 이미지가 확산될 것을 우려, 즉각 피해자와 가족에게 공개사과를 하는 등 조기진화에 나섰다.
전 시미밸리 경찰국장이자 현 시장인 폴 밀러는 증오범행 용의자 4명이 6일과 7일 양일간에 걸쳐 모두 체포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청소년들의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시정부를 대표해서 깊은 유감과 사과를 드린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들의 범행이 시미밸리 전체 커뮤니티 분위기를 대표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미밸리의 시장이나 경찰, 커뮤니티가 이같은 증오범행에 유독 긴장하는 것은 12년 전의 LA폭동이 바로 시미밸리에서 4명의 백인 경찰관이 흑인 용의자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것이 비디오 카메라에 잡히면서 시발점을 제공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은 도시라는 리스트 1위에 오르고 있는 시미밸리지만 그 이후 늘 인종차별이 심한 도시라는 오해를 받아왔는데 또 다시 이런 사건이 터진 것 때문에 관계자들이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다.
백인 청소년들의 흑인 청소년 집단폭행 사건은 지난 6일 오후 6시45분께 4명의 백인 10대들이 로스앤젤레스 애비뉴 1200 블럭의 샤핑센터 앞에서 신문을 파는 두 명의 흑인 청소년에게 접근, 인종적 욕설을 퍼부으면서 시작됐다.
4명중 1명은 피하려는 피해 소년의 얼굴을 강타했으며 그가 쓰러지자 모두 합세, 발길과 주먹으로 집단폭행을 가했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이들의 마구잡이식 폭행은 인근 실내체육관에서 나온 한 여성이 자동차로 들이대며 그들을 쫓고 경찰을 부르면서 끝났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에 옮겨진 피해 소년은 무릎 탈골과 얼굴과 머리 등의 부상을 치료한 후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경찰은 목격자와 인근수색 등 집중적 수사를 벌여 사건 발생 얼마 후 과속 난폭운전중이던 두 명의 청소년(16세, 17세)을 용의자로 체포하고 그들의 차안에서 스킨헤드 용품과 인종차별 관련 인쇄물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다음날 오후 또 한명의 16세 용의자를 로열 고교 캠퍼스에서 체포했으며 나머지 15세 용의자도 자택에서 체포, 청소년 교도소에 수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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