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팔루자가 끝 아니다

2004-11-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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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이라크의 팔루자에서 저항세력을 몰아냈지만 북부와 서부의 수니 삼각지대에서는 아직도 화염이 치솟고 있다. 외국인과 이라크 주민들이 참수되고 자살 공격으로 희생되고 있다. 정당들은 총선을 보이콧하겠다고 한다.
팔루자 작전에서 미군 50여명이 사망했다. 이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미군 희생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팔루자에서만 약 1,200명의 이라크 저항세력이 숨졌다. 미군이 팔루자에서 승리했다고 하지만 저항세력은 모술의 경찰서를 급습했다. 이 지역 경찰들은 모두 테러가 두려워 그들의 보직에서 떠났다. 미국은 이라크군과 경찰을 훈련시켜 치안과 안보를 맡길 생각이었으나 여의치 않다. 저항세력 지도자는 요르단 출신 자르카위지만 대다수 저항세력은 이라크인들이다. 그만큼 이라크 주민들의 반미 감정의 골이 깊다는 것이다.
팔루자 작전에서 미군이 부상을 입고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이라크인을 총살하는 장면은 반미 감정에 불을 질렀다. 미군은 자살테러 등에 노출돼 있어 신경이 날카롭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러한 살해 장면은 반미 캠페인을 도울 뿐이다.
인명살상이 확산되면서 정치적인 후 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10여개의 이라크 정치그룹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선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그 주된 이유는 팔루자 사태다. 보이콧이 현실화하면 선거 결과에 정통성이 부여되기 어렵다. 이라크 과도정부는 모든 정치세력을 정치 과정에 포함시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러한 노력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하는 수 없다. 당선된 지도자들이 이라크 주민들을 종파에 상관없이 포용하는 정치를 펼치는 수밖에 없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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