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이드라인/MVP 게레로가 주는 교훈

2004-11-1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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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팀을 잘 만나야 잘나간다…?
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외야수 블라드미르 게레로가 MVP를 수상, 팀을 옮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게레로는 16일 야구기자단이 선정하는 MVP 투표에서 1위표 21표를 획득, 2위표 7표를 얻은 게리 셰필드(뉴욕 양키스)를 가볍게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게레로는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7년 간 활약하다가 지난 시즌 애나하임 에인절스로 이적, 첫 해에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게레로는 올시즌 타율 3할3푼7리, 홈런 39개를 기록했고, 특히 마지막 15경기에서 홈런 9방, 타율 4할6푼3리를 기록하며 에인절스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공로가 인정됐다. 그러나 게레로의 MVP 수상은 그 무엇보다도 팀을 옮긴 덕을 톡톡히 봤다.

게레로는 몬트리올 시절 99년과 2000년 각각 홈런 42방, 타점 131개, 홈런 44방, 타점 123개를 기록하는 MVP급 성적을 올리고도 내셔널리그의 거포 본즈, 켄트 등에 밀려 MVP수상에 실패했다. 약한 팀에 소속된 서러움을 톡톡히 당했다. 게레로가 만약 내셔널리그에 남아 있었다면 올해도 서열 4위 수준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올 아드리안 벨트레, 알버트 퓨홀즈 등이 홈런과 타점에서 게레로를 압도했다.
게레로는 팀을 옮긴 덕에 명성도 올리고, 50만달러의 두둑한 보너스까지 받게됐다.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선수와 팀이 궁합이 맞아야한다는 것은 텍사스의 박찬호, 애틀란타의 그렉 매덕스 등이 증명한 바 있다.
시카고의 평범한 투수 매덕스는 애틀란타에 옮기자마자 체인지업을 개발, 내셔널리그의 정상급 투수로 급성장했다. 박찬호의 경우는 텍사스로 옮기는 바람에 ‘먹튀’누명을 쓰고 악전고투중이다. 팀와의 궁합이 전혀 맞지 않은 때문이다.
플로리다에서 잘나가던 최희섭이 다저스에서 죽을 쑤고 있는 것을 보면 선수마다 맞는 팀이 따로 있긴 있는 모양이다.
자이언츠의 JT 스노우, 제이슨 슈미트 등은 돈보다는 팀 선정에 성공하여 잘 나가는 케이스다. 게레로의 경우는 좀 다르긴 하지만 돈만을 좇다가는 ‘먹튀’로 전락하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생리이기도 하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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