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졸레 누보

2004-1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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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jolais Nouveau est arrive!”



오는 18일 판매가 시작될 올해의 보졸레 누보가 프랑스로부터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 세관원이 와인병을 살펴보고 있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 0시
파리·뉴욕등 지구촌 동시 출시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 0시를 기해서 화려한 색상의 레이블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출시되는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올해도 어김없이 11월18일에 출시된다. 파리, 뉴욕, 서울, 시드니 등 지구촌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로 자리잡은 보졸레 누보 출시는 미주 한인들도 동참하여 즐기는 축제가 되었고, 지난 2~3년간 한인타운 내 보졸레 누보 판매량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보졸레 누보에 대한 기본상식들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본다.


문답으로 푸는 상식

△‘보졸레 누보’가 무엇입니까?
▲보졸레는 프랑스 내 와인 생산 지역 중 하나입니다. 보졸레는 리옹(Lyon) 바로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약 4,000여개의 포도원이 있고 여기서 생산되는 와인은 지역 이름을 따서 ‘보졸레’라고 하는데, 보졸레 누보는 그 중 가장 낮은 등급의 와인입니다.

△‘누보’는 ‘새로운’ 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왜 와인에 ‘누보’를 붙이게 되었나요?
▲보졸레 누보는 약 2~3개월 전만 해도 가지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포도로 빚어진,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는 와인이기 때문입니다. 보졸레 누보를 마시는 것은 ‘올해 수확된 포도로 빚어진 첫 와인’을 마신다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호주, 뉴질랜드, 칠레, 남아공 등 남반구에서는 2~3월에 포도를 수확하기 때문에, 보졸레 누보는 그해 북반구에서 수확된 포도로 빚어진 첫 와인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입니다. 그 해 출시된 새로운 와인을 마신다는 뜻에서 ‘누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졸레 누보는 어떤 포도 품종으로 빚어지고 그 특징은 무엇입니까?
▲보졸레 누보는 가메이(Gamay)라는 포도 품종 한가지만으로 만들어집니다. 보졸레 누보 뿐만 아니라 보졸레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모두 가메이 한가지 품종으로만 만들어지는데, 전체의 1/3이 보졸레 누보로 만들어집니다. 가메이로 빚어지는 보졸레 누보는 과일 향이 뛰어나고 떫은 맛이 적어서, 적포도주 중 가장 백포도주에 가까운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마실 때에도 화씨 55도 정도로 차갑게 해서 마실 때 더 상쾌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와인 초보자들이 처음 약간 달콤한 맛의 와인이나 백포도주를 시작으로 와인을 마시게 되는데, 백포도주에서 적포도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이 보졸레 누보를 마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졸레 누보는 왜 전세계인이 한 날 한 시에 마시는 축제가 되었나요?
▲프랑스 와인업계에는 ‘네고시앙(negociant)’ 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적은 면적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거나 포도원을 소유하지 않고, 다른 여러 포도밭에서 포도를 사들이거나 미완성된 와인을 사들여서 와인을 제조하여 판매합니다. 조르쥬 뒤베프(George Debouef)는 네고시앙들 중 매우 영향력이 큰 사람으로, 매해 약 400여곳에서 포도와 원액을 구입합니다. 보졸레 누보 행사는 뒤베프가 창출해낸 마케팅 전략으로, 1951년에 처음 지역 축제로 시작해 85년부터 11월 세째주 목요일에 출시되는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로 인해 보졸레 누보 판매량은 지난 45년동안 연간 100만병에서 7,000만병으로 급증했습니다.

△보졸레 누보 맛은 다 똑같나요?
▲제조업체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곳은 새콤한 맛을 더 강조하고, 어떤 곳은 과일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등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보졸레 누보는 비싸지 않은 만큼 여러 브랜드를 구입해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보졸레 누보를 마시는 재미를 더 해 줄 것입니다.

△보졸레 누보를 마시는 데 참고할 사항은 무엇이 있습니까?
▲화씨 55도 정도로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상쾌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와인잔은 약간 폭이 좁고 작은 잔에 마시는 것이 적합하다고 하지만 유럽에서는 그냥 물컵으로 사용하는 유리컵에 마시는 부담없는 와인입니다. 보졸레 지역은 프랑스내에서도 음식 문화가 뛰어난 곳으로 꼽히는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보졸레 와인은 어떤 음식하고도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보졸레 누보는 구입하자마자 마셔야 하는 와인이므로 올해 출시된 보졸레 누보는 내년 부활절 전까지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작년이나 재작년에 출시된 보졸레 누보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보졸레 누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졸레에서 생산되는 다른 질 좋은 와인들(보졸레, 보졸레 빌라쥬, 보졸레 크뤼)을 마셔보길 권합니다.
특히 가장 높은 등급인 보졸레 크뤼(Beaujolais Cru)는 오랜 기간 보관해서 마실 수 있는 고급 레드 와인으로, 독특하고 개성있는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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